이런 교육방송을...
예전에는 과목별로 교과서와 대표적인 참고서 한두 권만 반복 학습하면 어떤 시험이든지 자신 있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참고서의 종류가 너무 많아 공부할 책을 선택하는 것부터 어렵다. 여기에다 각종 인터넷 과외와 교육방송의 등장은 수험생들에게 혜택 못잖은 취사선택의 부담을 주고 있다.
교육방송은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소외 지역과 소외 계층에도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많다. 그러나 지금 교육방송은 많은 학생들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교육방송과 그 교재가 단순히 학습 보조 수단이라면 학생이 마음 편하게 활용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의 방송교재와 방송 수업 내용은 교과서보다도 더한 출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EBS 측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방송교재나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는 우수한 학생조차도 방송교재를 봐야 하고 방송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학원의 역할을 대신해 주니 고마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과목별로 봐야 할 책의 종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모든 책을 다 보려니 시간이 모자라고 골라서 보려니 개운치 않다. 어느 책에서 나올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초인적인 인내심과 노력으로 책을 다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EBS 측은 수험생들의 고충과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수험생들은 너무 많은 방송교재 때문에 힘이 든다. 과목별 교재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과목별로 한 학기에 한 권 정도가 좋다. 그런 다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다음 방송 교재와 수업에 대해 주기적으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수험생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학습량이 너무 많으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포기를 하게 된다.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투자하여 시행하는 국가 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이 소비자인 학생들을 부담스럽게 하고, 그로 인해 방송교재 요약 과외 같은 것이 생겨나게 해서는 안 된다.
서이교(영남고 진학상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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