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도당위원장 자리가 뭐기에

입력 2005-06-23 11:44:41

한나라당 경북도당 위원장 선거가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벌써부터 상대방에 대한 흠집내기가 음으로 양으로 진행되고 있고 지방에서는 모 의원이 당선을 위해 돈을 뿌리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당연직 대의원인 시장,군수와 지방의원들을 상대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약속하며 표를 구걸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혼탁상을 우려해 의원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합의추대론이 나온 바 있다. 경북 의원 14명 중 초선의원 6명은 합의추대가 안 될 경우 초선중에서 후보를 낼 수도 있다며 압박전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추대론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합의가 특정후보를 미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나머지 후보들이 강경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보들이 도당위원장에 집착하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우선 비교적 단합면에서 우위를 보여온 경북의원들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한 모임에서는 중진의원들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리더십 부족으로 후배들로부터도 쓴소리를 들었고 중진들은 중진들대로 서로 책임회피성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의원 한명은 자신이 미는 후보를 위해 다른 후보의 용퇴를 주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과정에서 실망한 의원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떴다. 한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경선을 치르고 나면 경북 의원들 모임도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의원도 "도당위원장 자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대단한 자리가 됐나"면서 "서로 양보하고 돌아가며 했던 자리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고는 후보로 나선 의원들에게는 '쇠귀에 경읽기'여서 뭔가 일을 내기는 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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