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기사 누락 '외압' 파문

입력 2005-06-23 10:25:33

월간중앙 7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던 '자크 로게-청와대-김운용 위험한 3각 빅딜' 제하 기사가 외압으로 누락됐다고 해당 기자들이 주장하고, 한나라당이 국회 문광위 특별조사단 구성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월간중앙 기자들은 지난 20일 '독자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권력과 거대 자본의 외압에 진실보도의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며"부당한 압력에 굴복한 중앙일보 및 월간중앙 관계자들은 이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락된 기사는 청와대가 구속 수감 중인 김운용(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 부위원장에게 가석방을 약속하고 IOC 부위원장직 자진 사퇴를 이끌어냈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도 협상을 벌였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대표와 월간중앙 대표는 기자들이 성명을 발표한 당일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정현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인쇄된 월간지 4만 부가 외부 압력으로 폐기됐다고 한다"면서 "여야는 국회 문광위에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기사내용의 진위 여부, 기사삭제 전말, 청와대의 압력 여부를 밝히고 사태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김우식 비서실장이 5월 3일 김정길(金正吉)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김 전 부위원장을 문병차 찾아가 만난 사실은 있다"며 "그러나 김 실장이 IOC 부위원장 자진사퇴를 대가로 가석방을 약속하는 얘기를 했다는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회장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4월 스위스 로잔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만났을 때 들었던 IOC 분위기를 전달했고, 김 실장은 두 사람의 대화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김 실장이 그 자리에 있었던 사실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운용씨 간 IOC 부위원장 자진사퇴-가석방 약속설'로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동문인 김 실장과 김 전 부위원장은 이전부터 잘 알고 지내온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기사삭제 '외압' 논란과 관련, 김 대변인은 "월간중앙 기자가 청와대비서관에게 '청와대-김운용 간 거래설'에 대한 확인취재를 해왔고, 해당 비서관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며 "그래도 해당 기자가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자 비서관은 월간중앙 대표를 만나 전말을 다시 설명했던 것이며 기사를 빼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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