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상병이 수류탄 충격 50∼60% 흡수"

입력 2005-06-21 16:41:50

연천 최전방 GP에서 김동민(22) 일병이 내무실에서 자고 있던 동료들을 향해 던진 수류탄은 박의원(22) 상병이 잠을 자던 자리에서 터져 그의 몸이 폭발 충격을 대부분 흡수해 피해를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 6군단 헌병대 수사과장 강성국 소령은 21일 총기난사 참극이 빚어진 GP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당시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강 소령은 사건 당일 김 일병이 던진 수류탄 1발은 내무실에서 자고 있던 박 상병을 향해 날아가 터졌으며 폭발 충격의 50∼60%를 박 상병의 몸이 흡수해 피해를줄였다고 말했다.

내무실 사망자 6명 가운데 2명이 수류탄으로 인해 목숨을 거뒀다. 박 상병이 잠을 자던 자리는 확인사살로 숨진 취사병인 조정웅(22) 상병의 자리였던 것으로 밝혀져 왜 자리를 옮겼는 지가 의문으로 제기됐다.

특히 박 상병의 신체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손상돼 그가 무심결 또는의식적으로 수류탄을 몸으로 덮쳤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군당국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또 일부 병사들은 GP 체력단련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한국과 브라질 축구경기를시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군은 당시 TV 시청이 근무형태를 바꿨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한 후 태연하게 전방 초소로 이동한 김일병은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총기에 실탄이 남아있었음에도 당시 경계를 서고 있던이모 상병이 평소 잘 대해줘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소초장 김종명 중위가 총을 맞고 쓰러졌던 체력단련실 곳곳에 핏자국이 선명한점으로 미뤄 김 중위가 숨을 거두기전 나름대로 대응조치를 취하려고 몸을 이러저리움직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김 일병은 자신을 체포한 부소초장 최모 하사에게 "제가 죽였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제가 한 짓입니다"라고 자백을 했으며, 최 하사는 자살을 막으려고 김 일병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고 강성국 소령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