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선 TV만 봤는데 흙 만지니 신나요"

입력 2005-06-21 09:48:49

市교육청 토요휴업프로그램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에 하루 종일 TV만 봤는데 밖에서 흙을 만지니 너무 좋아요."

지난 18일 오전. 토요휴업일을 맞은 장애 학생 63명이 칠곡도예원으로 체험학습을 나섰다.

대부분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편부모 가정이라 학교가 쉬는 토요일엔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로선 집 밖으로 나오는 것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맑은 자연 속에서 흙을 반죽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양의 그릇이나 물건을 만들며 한나절을 보낸 아이들의 입가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일반 학생들과 달리 토요휴업일이 지루하기만 했던 장애 학생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민 건 특수학교 교사 30명과 자원봉사자들. 대구시 교육청이 대구대 언어청각장애교육 및 재활공학연구소와 함께 전국 처음으로 마련한 장애 학생 토요휴업일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었다.

체험학습을 마친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 등은 이날 오후 5시30분 대구보명학교에서 '굴렁쇠 학교' 입학식도 가졌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은 생태체험교육, 문화체험교육, 지역사회 연계교육 등 3개 영역. 이날 진행된 도자기마을 체험을 비롯해 농장체험, 상주 자전거박물관 체험, 염색체험, 기차여행, 연극·영화 관람 등은 월 1회 열리며 농구, 배드민턴 등 지역 기관·단체와 연계한 교육은 매주 토요일 운영될 예정이다.

이재순 대구교육청 초등장학관은"토요휴업일에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장애 학생이 대구에만 1천명 이상"이라며 "굴렁쇠 학교가 장애 학생들의 사회적응력을 기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