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GP 총기난사사건으로 부상해 국군 양주병원에 입원중인 김유학(22) 일병은 "수류탄이 터진 뒤 북한군이 쳐들어온줄 알고 대항하기 위해 소총에 대검을 꽂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김 일병을 간호하고 있는 어머니 심인숙(45)씨는 20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학이가 잠을 자다 수류탄 소리에 깨어 처음에는 번개에 형광등이터진게 아닌가 했다가 불이 그대로 켜있어 북한군이 쳐들어온줄 알았다고 말했다"고전했다.
김 일병은 순간적으로 소총을 잡은 뒤 실탄은 상황실에 보관돼 있어 우선 대검을 꽂고 경계태세를 취한 뒤 지휘부인 상황실로 가기 위해 내무반을 나서는데 총소리가 잇따라 들려 바닥에 엎드렸다.
김 일병은 총소리가 뜸해진 뒤 다시 일어나 상황실로 이동하려다 그제서야 수류탄 파편에 맞은 복부의 통증을 느끼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고 어머니가 설명했다. 김 일병 어머니는 "그때 유학이가 파편에 맞지 않아 상황실로 갈 수 있었다면오히려 난사하는 총탄에 맞아 더 큰 불행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일병은 사고 당일 수류탄 파편에 복부를 맞아 양주병원으로 후송된 뒤 복부와 소장 2곳 봉합수술을 받고 현재 가료중이다. 또 같은 병원에 입원중인 박준영(22) 일병은 "전날까지 내무반 분위기도 좋았고그런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전혀 눈치 챌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박 일병을 문병한 고모부 김정남(42.안산시 와동)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 사건 전날 오후 부대원들끼리 모여 농구경기를 하고 저녁에는 청소년 대표팀과 브라질의 축구경기도 함께 관람했으며 부대원들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했다"고전했다.
김씨는 "다만 총기를 난사한 김모(22) 일병이 평소 선임병들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는 등 군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못했다고 한다"며 "그렇다고 구타나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며 조카도 무척 당혹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번으로 취침중이던 박 일병은 수류탄 터지는 소리에 잠을 깼고 김 일병이 들어온 반대편 출입문을 통해 급히 피하려다 김 일병이 쏜 실탄에 정강이를 맞아 그자리에서 쓰러졌으며 이 순간이 채 5초가 걸리지 않은 것같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설명한 것으로 김씨는 전했다. 지난해 7월 입대한 박 일병은 총기를 난사한 김 일병의 바로 위 선임으로 다리총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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