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아이들

입력 2005-06-20 11: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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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게으를 뿐만 아니라 무능하고 백지여서 어른이 지도하고 뭔가를 그려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 많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발적이고 독립심이 강하다. 몬테소리는 '어린이에 대한 독재만큼 세계 전반에 걸친 큰 사회적 문젯거리는 없을 것이다. 어떤 노예나 노동자도 어린이만큼 무한한 순종을 요구당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수백 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이제 어린이들 편에서 생각할 때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몬테소리의 지적은 오늘 우리 부모들이 정말로 진지하게 경청해야 할 말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리모콘을 조작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은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도 부모의 지시대로 여러 학원을 돌아다녀야 한다. 대부분 아이들은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요일별, 시간대별로 해야 할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다. 스스로 어떤 일을 도모할 겨를이 잠시도 없다. 부모가 짜준 계획대로 착실히 움직이면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과 칭찬을 받는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꾸중과 비난이 뒤따른다. 어릴 때부터 이런 생활에 익숙한 아이는 매사에 수동적이고 적극성이 결여되기가 쉽다. 모든 것을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기주도형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없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인슈타인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선생님은 어떻게 하여 학문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나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S = x+y+z'라고 써 주면서 S는 성공이며, x는 말을 많이 하지 말 것, y는 생활을 즐길 것, z는 한가한 시간을 가지라는 뜻이며 이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성공의 공식을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음미해 보자.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x에는 자극적이고 요란한 오락을 피하고 조용히 명상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포함되어야 한다. 생활을 즐기라는 y에는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여 성취감을 느낄 것과 항상 활력이 넘치는 생활이 포함되어야 한다.

한가한 시간인 z에는 스스로 여가 시간을 만들어 내는 지혜가 들어가야 한다. 시간적 여유와 자발적인 선택 사항이 많은 곳에서 풍부한 상상력과 진취적 기상을 가진 사람이 나오게 된다.

일반적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잘 논다. 때로는 노는 방식과 태도가 요란하다. 이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필요한 여가를 스스로 만들고 찾아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비슷한 일정을 가지고 있는데 우수한 학생들은 왜 그렇게 여유가 있을까.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주도형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학생은 주어진 과제를 주어진 시간만큼 늘려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학생은 한 과제가 끝남과 동시에 다음 과제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항상 허둥대고 늘 피곤하다. 자기주도형 학습 습관을 가진 학생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주어진 과제를 단숨에 해결한다. 이렇게 남긴 시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한다. 이런 습관을 가진 학생은 늘 생기발랄하며 매사에 도전적이다. 일방적인 지시와 맹목적인 복종만 있는 곳에서는 공부의 즐거움과 생산성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부모, 자식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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