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오늘도 헛되이 보내려 하느냐. 내가 쉬고 있는 사이 다른 이들은 뛰고 있단다'.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미드필더 백지훈(일본 주빌로이와타)과 중앙수비 김진규(서울 FC)를 길러낸 안동고 축구부 최건욱(48) 감독.
안동고 축구부를 일약 국내 고교축구 최고의 자리에 올린 주인공인 그는 누구보다 한국팀의 경기때 마음을 졸였다. "지훈이와 진규는 안동고 시절에도 천재적인 기질을 보였죠. 당시 열악한 여건으로 선수 생활은 어려웠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둘다 대단했습니다"
최 감독이 안동고에 부임한 것은 1988년 3월. 전북 전주가 고향인 그가 축구 불모지인 안동에서 고교 축구 지도자로서 지휘봉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처음 안동고로 부임한 후 학교 앞 반변천에서 선수들과 함께 다슬기를 주워 시장에 팔아 축구화를 마련할 만큼 축구 토양은 열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 감독의 선택은 혹독한 훈련뿐이었다. 그는 전국 고교팀들에 소문이 날 정도로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했다. 안동고 축구부 체육실 입구에 붙은 격문이 그의 심중을 대변한다.
안동고 축구부가 전국대회에서 기동력과 조직이 뛰어난 축구 강호로 탈바꿈한 것도 그의 독특한 혹독한 훈련 방식 때문. 부임 이듬해인 1989년을 시작으로 전국 대회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올해까지 각종 대회에서 우승만 12번, 준우승 5회를 기록했다.
18년 동안 한 학교에 머물며 축구선수를 키워내고 있는 그는 백지훈·김진규 선수 뿐만이 아니라 박주성, 최윤열(대전), 김도균(성남) 등 스타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다.
"고교 선수는 전 포지션을 소화해 내야 합니다. 일찍부터 자기의 포지션이 고정되면 장점이 뭍혀져 버리고 나중에 선수로서의 역량을 다 발휘할 수 없게 되지요"
주말만 빼고 일년내내 38명의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는 최감독. 이번 세계청소년 국가대표 김진규 선수를 고교시절 스트라이커에서 수비형 선수로 바꿔 성공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약사인 부인 박기라(43·대구 수성구)씨와의 사이에 1남1녀. 안동고 축구부 감독과 함께 11차례 지도상을 수상한 그는 지난 2001년 17세 주니어 국가대표팀 감독과 2002년 18세 아시아 학생축구 대표 감독을 맡아 우승을 따내기도 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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