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국제연극제 다음 달 29일 개막

입력 2005-06-18 10:29:07

국제 최대 규모의 야외 연극축제인 제17회 '거창국제연극제(KIFT 2005)'가 내달 29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감성의 숲에 꽃들이 피어나다'를 주제로 8월 17일까지 20일간 경남 거창군 수승대 일원과 거창문화센터에서 펼쳐지는 이번 연극제에는 국·내외 9개국 45개팀이 참가, 한 여름밤의 열정과 낭만을 쏟아내게 된다. 세계희곡공모, 초청강연회, 학술세미나, 연극 아카데미, 해외공연오디션, 세계가면·무대의상 전시회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와 돌조각 만들기, 천연 물감들이기, 무대 분장하기 등 각종 체험관은 축제의 재미를 더할 예정.

'아시아의 아비뇽'을 꿈꾸는 거창국제연극제의 가장 큰 특징은 탁 트인 자연 공간이 그대로 무대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낮에는 시원한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밤이면 공연을 관람하는 식. '자연·인간·연극'이라는 기치답게 옛 서원, 대나무숲, 돌담길, 수상무대, 거북바위 등 수승대 일대의 자연 환경 속에서 관람객들은 매인 곳 없이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자유롭게 연극을 즐길 수 있다.

올해 연극제는 루마니아, 일본, 프랑스 등 해외작품 5편을 비롯해 독일, 페루, 러시아, 브라질 등 해외 기획공연 5편, 국내 공식 초청작(KIFT IN) 16편, 국내 경연참가작(KIFT OFF) 18편, 국내 기획공연 1편 등 45개 작품이 199회 공연을 펼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중에는 실험극, 가족극, 마당극, 뮤지컬, 발레, 전통예술 등 연극 및 무대예술의 인접 장르들까지 포함돼 있다.

국내 작품들은 실험극과 마당극, 가족극, 악극, 국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가 경계를 넘나든다. 이에 비해 해외 공식초청작들은 '탈언어'적인 경향이 두드러진다. 대사보다는 마임, 음악, 영상 등 언어 외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이미지극들과 연극과 콘서트가 결합한 형태의 넌버벌 퍼포먼스 작품 그리고 언어는 물론 시간과 공간의 제약마저 사라진 거리인형극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본 극단이 한일 양국의 과거사를 소재로 화합과 사죄를 구한 연극들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극단 도우케의 '나가사키 그래픽'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고통받는 한국인 피폭자들의 삶을 그렸다. 일본 극단 오피스타령의 '여인타령'은 정신대 할머니들의 애환과 질곡을 담아낸 모노드라마.

축제집행위원회는 지난해 9만3천여 명보다 2만여 명이 증가한 11만4천여 명이 이번 연극제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 공연을 볼 수 있는 종합티켓을 관광사에 위탁 판매하고 2박3일간 연극관람과 인근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는 바캉스시어터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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