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고(最古) 동물그림 발견

입력 2005-06-18 09:16:23

창녕 부곡 비봉리 신석기시대 유적서

한반도에서 지금껏 확인된 그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 확인됐다. 또 한반도 최초로 처음으로 배설물 덩이인 분석(糞石)와 칼모양 목기(검형목기)와 다른 목기(木器)가 같은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밝혀졌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김정완)은 경남 창녕군 의뢰로 2004년 11월 30일 이후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에서 확인된 신석기시대 저습지와 같은 시대 패총(조개더미) 유적에서 이같은 성과를 확인함으로써 한반도 신석기시대 생활문화를 구체적으로 밝혀줄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들을 확보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신석기시대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제2 부석층에서 찾아낸 토기편에서선각(線刻)한 동물그림이 확인됐다. 형태는 물고기에 가까우나 등 부분에 돌기가 나있으며 다리 두 개 표현돼 있어 네 발 짐승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동물은멧돼지로 생각되고 있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이 그림 머리 쪽에는 눈 또는 코를 나타냈다고 생각되는 두 점이 찍혀 있고, 몸체에는 얕은 문살 무늬가 채워져 있다.

이는 지금까지 한반도 최고 그림으로 기록된 부산 동삼동 유적 출토 신석기시대중기의 사슴그림보다 오래된 것으로 한반도 최고 동물그림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이 화석처럼 굳은 배석(糞石)을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신석기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제1 부석층에서 출토된 이런 배석 유물은 기원전 1 세기 무렵 초기 철기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생각되는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출토된적이 있다.

하지만 신석기시대 유물로는 처음이라고 임학종 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말했다.

임 실장은 "이 자료를 과학적으로 조사하면 당시 사람들의 먹거리는 물론 기생충까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아오모리(靑森)시 산나이마루야마(三內丸山) 유적, 후쿠이(福井)현토리하마(鳥濱) 유적, 구마모토(熊本)현 쿠로바시(黑橋) 패총 등지에서 배석의 예가알려져 있으며, 미야기(宮城)현 사토하마(里淀) 패총의 분석(糞石)에서는 새의 육질과 물고기류, 식물류 등 13종류 이상의 식료 자료가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신석기 시대 먹거리를 비롯한 생활 양식을 밝힐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가 다수 추가됐다.

신석기인들이 채집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도토리와 가래, 솔방울, 조개 자료가확보됐으며 어로 흔적을 보여주는 바다생물과 잉어, 사냥감이었을 사슴, 멧돼지뼈, 가축용 개로 생각되는 동물뼈가 확인됨과 동시에 야외 노지(화덕터. 중기)와 제1패층(전기)에서 탄화된 조(곡물)가 발견됐다.

이를 통해 신석기시대 전기에 이미 한반도 남부에 농경 혹은 경작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또한 탄화된 도토리가 토기 안쪽에 다량 붙은 채 출토되는가하면 10호 저장공에서는 제분된 도토리 탄화물도 확인됐다.

따라서 신석기시대의 식료획득, 저장(저장공), 가공(갈판과 갈돌), 조리(탄화물) 의 전과정과 당시 먹을 거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임학종 실장은덧붙였다.

아울러 가장 오래된 칼 모양 목기는 양쪽에 날이 있는 검(劍)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유물은 몸통 부분인 신부(身部)만 잔존하고 있으며 전면을 잘 다듬은 것으로능(稜)이 확인되고 있다. 신부의 끝부분과 인부(刃部. 칼날)는 비교적 둥글게 처리됐다. 이 역시 한반도 최고 목기로 기록됐다. 이밖에도 선후 순서가 뚜렷한 층위 조사를 통해 신석기시대 토기 양상이 융기문→압인문→태선침선문→이중구연 토기로발전했음을 확인하게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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