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이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면서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발목을 잡는 사례들이 잇따라 난항을 하고 있다. 국립대 통'폐합을 놓고 찬반 투표마저 표류하는가 하면, 학과 통'폐합 문제를 두고 일부 사립대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이 경쟁력 강화와 살아남기의 불가피한 길이라면 이대로는 안 된다.
최근 경북대와 상주대는 통합안을 확정하고, 오는 21, 22일 이틀간 두 대학교의 교수 투표를 거쳐 통합 여부를 최종 결정짓기로 했다. 그러나 경북대 총학생회가 교직원'학생 등 모든 구성원의 투표권을 요구하고 있으며, 상주대도 학부모까지 찬반 투표권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체육학부의 무용학 전공을 체육학 전공과의 통합을 비롯해 5, 6개 학과에 대해 유사학과 통합을 추진 중인 영남대는 무용학과 학생'학부모들의 총장실 점거'농성 등으로 대화에 나섰던 총장과 교수들이 국제관에서 5일째 근무하고 있는 형편이다. 계명대는 프랑스어문학과'신학과'디지털물리학과 등 주간 3개 학과와 야간 7개 학과 폐지안을 마련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으며, 대구대도 진통을 겪었다.
대학이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살아남으려면 학과나 학부 간, 대학 간의 통'폐합은 물론 교직원의 인적 조정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대학들은 이런 사정 때문에 시작 때부터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에는 일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
교육 부실화가 심각한 지금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국가'사회를 위해서도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앞의 이해타산으로 발목을 잡고 잡힐 게 아니라 구조조정이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