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화벨 소리 다 바꿨죠"

입력 2005-06-17 09:21:17

이동걸 텔미정보통신 사장

대한민국의 전화벨 소리를 바꿔 놓은 인물이 있다.

이동걸(46) 텔미정보통신(주) 사장이 그 주인공.

그는 지난 99년 '클릭벨닷컴(www.clickbell.com)'이라는 브랜드명으로 더 잘 알려진 정보통신 회사를 차려 국내 벨 소리와 캐릭터,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회원만 120만 명이고 벨소리를 다운받은 수는 수천만 건을 훌쩍 넘는 등 국내 휴대전화 대수보다 더 많은 벨소리를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풀빵닷컴'이라는 사이트를 오픈, 3개월 만에 1일 페이지뷰 100만 회를 기록하는 등 그의 사업 수완은 이 바닥에 정평이 나있다.

아이디어 하나로 신세대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 성공한 그는 경주 월성중과 계성고, 영남대를 나온 지역 사람이다.

원래 선천적인 사업가는 아니었다.

무역학을 전공한 그는 86년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나 자신의 업무 분야인 IT분야 인력이 점점 젊어져 가는 추세고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 때문에 회사 내에서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이에 창업 쪽에 눈을 돌리게 됐고 초기 자본금 5천만 원을 만들기 위해 집까지 팔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따라와 준 동향출신의 아내가 가장 고맙단다.

지금도 전직 동료와 만나면 '창업해 성공한 몇 안 되는 케이스다', '부럽다'고 시샘(?)받지만 그때마다 "마누라를 잘 얻었어야지… "라는 자랑 섞인 충고를 빼놓지 않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그지만 최근 흰머리가 늘어난다.

인터넷 유저들의 급진적 성향으로 IT쪽 사업은 시장 자체가 오래 유지되지 않아 항상 유저들보다 먼저 그들 구미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해 내야하기 때문이다.

또 IT 사업은 문턱이 낮아 어떤 수익 사업을 개발하면 얼마 안 돼 경쟁업체가 물밀듯 쏟아진다.

따라서 선도 기업으로 이익을 최대한 내고 난 뒤에는 곧바로 다른 이익 모델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이 사장은 "피 말리는 결단의 연속"이라고 한다.

대구와 관련해선 "창조적인 것보다는 소비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지역의 경쟁력이 고갈되고 있다"며 "전화벨 소리 사업체 '700-5425'가 대구에 본사를 두고도 성공했던 것처럼 참신한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보다 생산적인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