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16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를 참작해서 선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월례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면 등을 건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 그런 얘기는 내가 할 주제가 아니다"라면서 대답을 피했다.
그러나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가진행중이므로 현단계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건호 전경련 부회장은 회의 종료후 "가볍게 김 전 회장에 대한 말이 오갔지만수사에 이어 재판이 진행될 상황에서 지금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아졌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회의 말미에 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김 전 회장 문제를 꺼내고 다른 회장들이 이에 대해 잠시 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는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은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김 전회장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내겠다" 고 밝혔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도 회의 종료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전(前) 회장 아니냐, 대외적으로 얘기하면 어떻겠느냐라고 (내가)얘기를 꺼냈지만 최태원 SK회장 등이 지금 조사중이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해 그렇게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조사가 끝나고 재판후 판결이 나면 우리도 얘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 얘기 잘못하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 동료가 저렇게 됐으니 우리가 더 자중하고 경제를 잘 이끌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또 "개인적으로는 김 전 회장이 잘 돌아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나이도 많고 건강도 안좋아 해외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전경련 국제산업협력재단을 '대중소기업협력센터'로 개편해 현재 65억원인 기금을확충하는 등 각종 대.중소기업 협력사업을 강화키로 했다.
회장단은 이와함께 전경련의 결속을 높이고 위원회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3개시범위원회를 운영키로 하고 기업정책위원회에는 조건호 부회장, 자원대책위원회는신헌철 SK사장, 부품소재특별위원회는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을 각각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회의에 이어 이해찬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에 걸쳐만찬 간담회를 갖고 경제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 총리는 "지금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에 매진하고 경제발전에 주력하는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생각한 것은 조금 높았던 것같다"고 말했다고 전경련조 부회장이 전했다.
이 총리는 또 "부동산 실수요는 살리고 가수요는 잡도록 하되 부동산 관련 정책을 2∼3일만에 얘기해서 내놓지는 않겠다"면서 "앞으로 여러사람 얘기를 들으면서부동산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신호 회장과 이건희 회장 외에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최태원 SK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