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남, 南 민간대표단 전격 초청

입력 2005-06-16 11:27:59

김영남, "미국의 적대시 정책 변함없어"

6·15 통일대축전 사흘째 일정에 들어간 남측 민간대표단은 16일 오전 만수대의사당을 찾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예방했다.

이날 만남은 당초 예정에 없던 것으로, 15일 밤 북측이 남측준비위원회에 전격통보하면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20여 분간 환담을 하면서 "여러분이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낙심하지 않고 통일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왔기 때문에 통일대축전이 대성황 속에 진행됐다고 생각한다"며 "6·15 북남 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최우선적인 지위에 올려놓고 이를 반대하는 시도를 배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고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험담을 퍼붓는 등 미국이 우리를 정치 경제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조금도 끄떡하지 않고 경제건설을 다그쳐 가고 있다"고 북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백낙청 상임대표는 "6·15 공동선언 1항에 외세간섭 없이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는 대목이 있는데 이를 남쪽 사정에 맞춰서 적용시킬 방법에 대해 계속 지혜를 모아가겠다"며 "우리도 북쪽 동포의 생존을 위협하거나 생활을 곤궁하도록 만드는 고립화 정책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백 상임대표는 "이번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진 만큼 광복 60주년 8·15 광복행사 준비에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덧붙였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백 상임대표는 김 위원장의 남측 대표단 초청 배경에 대해"북측 당국이 행사의 의미와 대표단의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 20분에는 평양 목란관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과 40분간 면담한 뒤 환송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정 장관과 김 위원장 간 단독 면담도 이뤄질 예정" 이라고 밝혀, 여기서 오고갈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을 예방한 민간대표단은 백낙청 상임대표와 박용길 장로, 법장스님을 포함해 이애자 이종린 오종렬 박순경 상임고문, 강만길 김민하 고문, 은방희공동대표, 한명숙 장영달(열린우리당) 원희룡(한나라당) 의원 및 김혜경 민주노동당대표, 윤재철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고문, 조규만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 등 주석단(의전단) 16명과 집행위원장단 4명 등이다.

김 위원장은 일일이 남측 민간대표단의 손을 잡고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한편, 남·북·해외 민간대표단은 이날 고 김일성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와 북한최대의 종합 미술창작단체인 만수대 창작사, 김일성 주석 70회 생일 기념으로 건설된 4층 규모의 대형석조 기념비인 개선문 등을 둘러본다.

이후 민간대표단은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꼬리잡기'와 남녀가 공을 등에 대고 달리기 등 체육오락경기를 갖고 남측 공연단의 가극 '금강'을 관람한다.

(연합)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