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소송 사무를 대리해 주는 일종의 서비스 제공자다. 그럼에도 변호사는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인권의 옹호를 목적으로 하는 공익의 대변자라는 이름이 붙는 법률가다. 변호사는 억울한 옥살이를 막아주고 빼앗긴 재물을 대신 찾아주는 보루여야 한다는 게 사회의 기대다. 변호사 없이 법정에 서는 일은 생각조차 끔찍하다.
○…변호사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제각각이다. 못 살고 관(官)이 무서운 시절에는 변호사의 권위도 당당했다. 독재 시절 악법에 항거한 변호사는 그 시대 정신적 리더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관의 입김이 약해지면서 변호사도 지사(志士)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 분쟁이 잦아지면서는 곱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변호사의 도움을 청할 때면 사람들은 아예 '산다'는 표현을 한다. 비싼 값에 능력 있는 변호사를 사는 일이 소송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에 대한 무죄 평결이 외신 머릿기사다. 소년 성추행 등 10개 혐의에 대해 32시간의 토의를 거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카운티 지법의 배심원들은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잭슨을 재판정에 세운 검찰이 배심원을 설득할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였지만 진실은 당사자만 알 뿐이다. 무죄표를 던진 한 배심원은 "무죄 평결이 그의 결백함을 뜻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번 평결에는 유명 변호인의 힘이 컸다고 한다. 토머스 메세루가 이끈 변호인단은 고소인 가족을 '유명 인사를 잡아 한몫 보려는 사기꾼'으로 모는 대신 잭슨을 희생자라고 항변하며 승리를 나꿔챘다. 고도의 심리전을 펼쳐 시종일관 법정을 지배한 변호인단의 심문에 증인들은 쩔쩔맸다고 한다. 메세루 변호사는 몇 해 전 제2의 심슨 사건으로 불린 영화배우 로버크 블레이크 재판에서도 기각 판결을 이끌어 낸 스타 변호사다.
○…변호사는 이제 법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재벌 기업마다 법률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가 하면 적지 않은 변호사가 경매'공증 등 자질구레한 일에도 뛰어든다. 정의의 수호자 대신 법률 서비스 제공자에로의 변신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변호사의 책무는 잘못된 법의 피해를 막아주고 진실에 다가서는 일에 있다고 믿는다. 서영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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