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20.서울)이 지쳤다. 우려했던 대로 최근 본프레레호의 원정 2연전을 거쳐 곧바로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까지 참가한 데 따른 피로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
20세이하(U-20) 청소년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의 디지오하 스포츠파크에서 가벼운 회복훈련을 마친 뒤 "우리가 원래 3-4-3을 안쓰는데 주영이가 지쳐서 전방에 올라간 뒤 내려오지 못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그런 형태가 됐다"며 스위스전에서의 비화를 공개했다.
이는 13일 스위스와의 대회 1차전에서 한국이 후반 사용한 스리톱 전술이 본래 의도와는 달리 박주영의 피로 때문에 만들어진 고육지책이었다는 뜻.
당시 한국은 후반 들어 스리백 수비로 전환하면서 박주영-신영록(수원)의 투톱을 박주영-신영록-김승용(서울)의 스리톱으로 변경했으나, 사실은 박주영을 신영록-김승용의 뒤에 포진시켜 플레이메이커로 활용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말이다.
박 감독은 "원래 큰 경기를 치르고 나면 정신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몸의 피로와 큰 경기 후유증 때문에 주영이가 3-4-1-2 전술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소화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주영은 지난달 말 성인대표팀에 전격 발탁돼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전, 9일 쿠웨이트전 등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를 뛰고나서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곧바로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오른 바 있다.
비록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2경기 연속골을 뿜어내며 승승장구했지만 그 대신 비중이 높은 경기를 마친 뒤 찾아오는 정신적 공허감에 휩싸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물론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과 잦은 이동에 따른 육체적 피로는 말할 나위조차 없다.
박주영 본인도 전날 경기를 마친 뒤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처지는 것 같았다"며 솔직하게 피로감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16일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3-4-1-2 포메이션을 가동할 예정인 박성화호로서는 박주영이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극복하고 지난 1월 카타르 초청청소년대회 때처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당시 박주영은 4경기에서 무려 9골을 터뜨려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독차지하고, 팀 우승까지 견인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날 회복훈련에서 달리기와 스트레칭을 마친 뒤 동료들과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한결 활기찬 모습을 보여 한시름을 놓았다.
박주영은 이날 훈련을 마치면서 청소년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1승을 할 때까지는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되도록 인터뷰는 자제하고 1승을 하고나서 말씀을 드리겠다"며 굳은 결의를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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