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수성구 두산동 주상복합건물 신축에 대한 교통 영향 평가 심의에서 황금네거리에 동서 간 지하차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가결한 것은 거의 억지에 가깝다.
교통 영향 평가란 대량의 교통 수요를 유발할 사업을 시행하거나 시설을 만들 경우, 사전에 예견되는 각종 교통상의 문제점을 검토'분석하는 작업이다. 그 결과에 따라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기도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기존의 도로 기능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하는 것이 상례다.
그런데 건물 신축을 위해 황금네거리에 연장 554m 왕복 4차로의 지하차도를 건설한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을 더 중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하차도 건설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교통 영향 평가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도시공학'미학적 측면에서 과연 시민들에게 유익할 것인가 진지하게 따져야 할 중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대로의 지하차도 건설은 건물 신축을 수용하는 조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고, 교통 영향 평가의 본령을 벗어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황금동'두산동 등 동대구로 일대는 현재 신축 중인 아파트와 대형 건물들이 완공됐을 때 교통 지옥을 방불케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 자리에 지하차도를 만드는 것이 교통 소통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 2년 이상 소요될 공사 기간 중의 시민 불편을 보상할 정도의 대안이 될 것인가. 심도 있게 재론하기 바란다.
지하차도란 지상에 길을 내기 어려운 지형상의 문제점이 있을 경우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방법이다. 최소한 건물 신축을 수용하기 위해 선택할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