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지역에 비료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7월1일부터 화학 비료값이 오르고 정부의 농산물 증산정책이 친환경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정책으로 전환됨에 따라 모든 화학비료에 대한 국고보조가 전면 폐지되기 때문.
7천평에 대추농사를 짓는 김영식씨(58.경산시 임당동)씨는 보통 70포 정도에 그치던 1년 사용 비료를 올해는 140포로 늘려 2년 치를 한꺼번에 신청했고 3천여 평의 복숭아 재배농인 김모(64.경산시 남산면 전지리)씨도 2년 동안 쓸 90포대를 구입했다. 경산 남산농협에는 주문이 몰려 현재 내년 봄까지 쓸 비료 4만포대를 판매했다.
쌀농사 1만4천 평과 사과농사 1천400 평을 짓는 김호동(47·의성군 다인면 송호1리)씨는 최근 예년의 배인 복합비료 150포를 주문했다. 의성동부농협 옥산지소에는 하루 800여 포의 비료가 판매되는데, 100포 이상 주문 농가들이 적지 않다는 것.
영천에서 비료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정화(45) 지점장은 "이달 말부터 주문이 폭주할 것"이라 전망했다. 논 농사와 포도 농사를 짓는 조모(56·영천시 금호읍)씨는 "지난해 보조금 50% 삭감으로 예년에 비해 100만원 정도 경비가 더 들어갔는데 올해 완전히 보조가 없어지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냐"고 한숨 쉬었다.
청도의 농민 박화순(63.청도군 이서면)씨도 "많은 이웃들이 비료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비료값을 올리려면 농산물값도 올려야 하는데 오히려 올해부터 매상도 받지 않는다니 이제 헛농사만 짓는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최태림 경북도 연합회장은 "정부의 보조금 중단은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조만간 있을 쌀협상 투쟁에서 화학비료 보조금 중단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밝혔다.
정창구·이희대·김진만·이채수·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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