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학회' 동인 11명 첫 동인시집 펴내

입력 2005-06-11 08:40:50

대구시학회 동인들이 '집'을 주제로 한 첫 동인시집 '그 집에선 누구나 새가 된다'(만인사)를 펴냈다.

시 전문 계간지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대구시학회'(회장 박영호) 동인들은 박영호, 이정화, 이진엽, 정숙, 조두섭, 최동룡, 박윤배, 이승주, 장하빈, 안윤하, 류인서 시인 등 모두 11명.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시의 불꽃을 더욱 힘차게 되살려보겠다는 소망이 '집'이라는 모티브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박영호씨의 '낡은 집'은 '집'과 '몸'의 유기적 상관성을 통해 삶의 쇄신을 꿈꾸는 작품으로, 집의 구조적 문제점에 인간의 고달픈 육신을 대응시켜 자신의 현재적 삶을 은밀히 성찰하고 있다.

이정화씨의 '집'은 아름다운 티베트의 자연을 배경으로 해서 집의 종교적 의미를 심도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정숙씨는 '폐가'라는 작품에서 팔순에 접어든 시어머니의 삶과 기울어가는 빈집의 이미지를 병치시키면서 삶에 대한 진지한 사색을 하고 있고, 조두섭씨의 '둥지'는 사막을 여행하면서 광막한 불모지가 주는 장엄하고 절박한 삶의 메시지를 절제된 언어로 엮어내고 있다.

또 박윤배씨의 '집, 고슴도치'는 고슴도치라는 동물을 매개로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숙자의 문제를 진솔하게 드러낸다.

장하빈씨의 '담배창고에 대한 추억'은 존재의 낡은 창고에서 뒹구는 일상의 흔적들에 인식의 빛을 투영시키며 현재의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고, 이승주씨의 '바람의 집'은 바람과 집이라는 시의 중심 화소를 통해 우주 속에 자생자화(自生自化)하는 자연의 이법을 담백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첫 동인시집 발간을 기념해 전국의 '시와시학' 출신 시인들이 보내온 '집'에 관한 테마시는 나름의 독특한 개성과 시 세계를 확보하면서 시집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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