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에는 비밀이 있다
환율과 유가 불안, 북핵 문제, 청년실업 등 악재가 겹친 속에서도 경기회복의 불씨가 희미하게나마 살아났던 2005년 상반기.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과 희망이 교차한 올 상반기에 어떤 상품들이 소비자들 '사랑'을 받았을까. 지역 백화점들이 선정한 올 상반기 '대박상품'에는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려는 업체들의 노력은 물론 이 시대 트렌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흥미롭다.
▲웰빙 전성시대= 웰빙 열풍은 올 상반기에도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동아백화점이 올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선정한 친환경·유기농 관련 식품 경우 작년보다 매출이 70% 이상 신장했다.
전체 농산물 매출에서 친환경·유기농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 중에서 쌈용, 주스용 야채는 작년보다 120% 이상 판매가 늘어났다.
두부, 묵에서부터 콩나물, 오이, 호박, 곡류, 딸기, 수박, 과즙음료, 간장, 된장, 고추장, 과자 심지어 생수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유기농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글루코사민, 클로렐라, 천연비타민, 홍삼제품 등 건강 관련 제품도 롯데백화점에 의해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특히 연골 생성을 촉진하고 관절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글루코사민은 시장이 800억 원대로 늘어날 정도로 소비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웰빙 바람은 화장품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신체 군살을 제거해주고 균형잡힌 보디라인을 만들어준다는 이른바 기능성 화장품이 인기를 끈 것. 동아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 담당자는 "기능성 화장품 매출이 작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귀띔했다.
▲실용성이 최고= 전반적으로 의류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청바지를 비롯한 진 제품과 캐릭터 캐주얼 등 실용적인 의류가 불티나게 팔렸다.
대구백화점 경우 진 파트의 매출은 작년보다 62% 신장했다.
주5일 근무 확대로 캐주얼 의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실용적인 의류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 특히 30, 40대 여성들이 진 제품을 많이 찾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에 따라 정장 및 캐주얼 브랜드들도 청바지를 중심으로 한 데님상품의 비중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캐릭터 캐주얼도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젊은이들은 물론 30대 중반까지 미키마우스, 심슨 등 만화 주인공 등이 그려진 티셔츠와 캐주얼을 많이 찾아 이들 제품의 매출이 동아백화점 경우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꽃미남 상품, 인기= 올 상반기 남성의류에서 가장 눈에 띈 상품이 깃과 소매에 박음질 자국이 들어간 스티치 셔츠. 대구백화점은 꽃무늬 남방과 함께 올 상반기 최고의 남성 히트상품으로 스티치 셔츠를 꼽았다.
한 드레스셔츠 브랜드 경우 스티치 셔츠 덕분에 매출이 작년보다 30%가량 늘어났을 정도다.
처음에는 흰색 바탕에 스카이 블루 등 연하게 포인트를 줬으나 최근에는 빨강, 파랑, 검정 등 원색으로 스티치를 2, 3줄 넣어 강하게 표현한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날씨 덕을 본 상품들도 대박= '올 여름 100년 만의 무더위가 올 것'이라는 기상 예보 덕분에 에어컨도 대박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대구백화점 경우 5월 말까지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났다.
서라운드 기능과 웰빙 기능을 갖춘 200만 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에어컨'이 전체 에어컨 매출의 절반을 넘은 것도 특징. 소비자들은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에어컨이 하나의 실외기로 결합되는 2+1 제품을 선호했으며, 색상도 기존의 화이트 계열에서 와인, 블루 등 컬러풀한 제품을 많이 찾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 초에 '영 모피'가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부유한 중년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모피가 20, 30대층을 겨냥, 화려한 컬러에다 소재·디자인이 한결 젊어지면서 젊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 불경기가 지속됐지만 '영 모피'의 인기 덕분에 업체별로 30~50%의 매출증가를 보였다.
일부 업체는 남성용 모피재킷을 내놓았고, 영 모피 브랜드를 런칭한 업체도 생겨났다.
▲디지털+패션= 디지털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하면서 신세대 필수품인 IT(정보기술)상품과 패션을 연계시킨 제품도 인기를 누렸다.
루이까또즈는 삼성전자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MP3 플레이어, 노트북 전용 케이스를 선보여 폭발적 반응을 얻었고, 빈폴은 PDA폰 전용 케이스와 게임폰 전용 수납 포켓을 단 청바지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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