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졸업'에서의 로빈슨 부인 역을 비롯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배역의 연기로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준 미국 여배우 앤 밴크로프트가 지난 6일 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73세.
1962년 영화 '기적은 사랑과 함께'(The Miracle Worker)에서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 애니 설리번 역으로 오스카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밴크로프트의 유족으로는 배우 겸 감독인 남편 멜 브룩스와 아들 맥시밀리언이 있다.
뉴욕 브롱크스의 이탈리아 이민 가정에서 아나 마리아 루이제 이탈리아노라는 이름을 갖고 태어난 그녀는 처음 앤 마노라는 예명으로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하다가 1952년 20세기 폭스사와 계약하면서 '밴크로프트'로 이름을 바꿨다.
한동안 B급 영화에 출연하다 1958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그녀는 '시소 타는 두 사람'(Two for the Seesaw)에서 헨리 폰다의 상대역을 맡았으며 '기적은 사랑과 함께'를 처음엔 연극으로, 다음엔 영화로 연기했다. 그녀의 다른 오스카상 후보 지명작은 '펌킨 이터'(1964), '졸업'(1967), '터닝 포인트'(1977), '신의 애그니스'(1985)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