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을 거꾸로 압도하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교육 현장만의 일은 아닌가 보다.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을 제치고 상위권을 석권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나라마다 '기죽은 남학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총리'국회의장'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이 모두 여성인 뉴질랜드에의 경우 지난해 치러진 고등학교 졸업학력시험(NCEA)을 집계한 결과 공부에서도 여학생들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여성이 강한 어학과 인문, 사회 분야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도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을 앞선 것.
영국에서는 2002년 처음으로 캠브리지 대학에 입학한 여학생 수가 남학생 수를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영국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 해당하는 A레벨(A-level)에서도 남학생들을 앞서가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호주에서도 진학이나 취업, 국가고시 등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을 제치고 두드러진 성적을 보이는 것이 일반화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호주에서는 남녀 학생 분리수업을 하고, 남자교사 배치를 늘리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교사 숫자가 압도적인 상황 속에서 온순하고 순응적인 여학생들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남학생들이 방치돼 학력 저하 현상이 빚어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남학생들 사이에 '공부만 열심히 하는 남자는 남자답지 못한 계집애 같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심지어 호주에서는 아예 '남학생 기 살리기' 특별 프로젝트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2년간 약 700만 달러의 특별 교육비를 투입해 남학생들의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위축된 자신감을 되살리며, 바람직한 남성 이미지를 심어주는 3단계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는 것.
남자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가 여학생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이 때문에 고교 진학 때 남자고를 선호하는 우리네 상황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러다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남학생 기 살리기 프로젝트'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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