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기상·천문과학 유물

입력 2005-06-06 11:14:22

날씨 때문에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것은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기상과학의 발달로 어느 정도 정확한 일기예보가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가 못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특히 날씨를 살피는 일이 필수적이어서 많은 통치자들이 기상'천문과학을 중시했다. 그 중에서도 조선 세종은 장영실, 이천 등의 기술자와 집현전 학자들의 힘을 모아 천문과학 발명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서울 곳곳에 산재해 있는 관련 유물들을 살펴보기 위해 체험단은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다.

▨ 덕수궁의 자격루

세종 16년(1434년)에 장영실 등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동시보장치를 물시계에 연결하여 저절로 움직이고 시각을 알리는 자격루를 만들어 조선 왕조의 표준 시계로 썼다고 한다. 현재의 자격루는 중종 31년(1536년)에 만든 물시계다. 자격루에서 자는 스스로 자를 사용해서 스스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라 하여서 자격루라 한다. 세종대왕유물기념관과 덕수궁에서 본 자격루는 큰 물통 1개와 그 아래 작은 물통 2개가 있었다. 또 그 밑에는 큰 기둥 2개가 있었다. 기둥에는 부루라는 막대기가 있어 눈금으로 시간을 알았다. 그리고 돈 만원(10,000)짜리에도 자격루가 있었다. 송나영(죽전초 3년)

▨ 경복궁의 앙부일구와 풍기대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서 서울을 향해 답사를 떠났다. 우리가 간 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자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정궁인 경복궁이었다. 조선 왕조의 첫 궁궐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복원된 앙부일구가 있었다. 앙부일구의 영침에 비춰진 그림자를 따라 시간을 알았는데 현재 시간과 달랐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본초 자오선은 127도, 일본은 135도인데 우리나라가 시계를 일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은 30분을 더해야 앙부일구의 시간이 되고 절기선으로 24절기를 알고 시각선으로 시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보물 제847호인 비석 모양의 풍기대는 윗부분에 구멍이 나 있었는데 길이는 3.5cm이고 그 곳에 깃대를 꽂아 바람이 부는 방향을 알고 불을 끌 때 사용했다고 한다.

이곳을 둘러보고 나니 우리 조상들의 상상력과 기술이 합쳐서 만든 동물들의 벽화, 시간을 알기 위해 만든 앙부일구 등을 보면 농사, 화재의 위험을 막는 기구들이 많았다는 것과 농사를 중요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도 이처럼 훌륭한 조상들의 얼을 본받아 열심히 공부해서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뭔가를 해야겠다. 장일희 (삼영초 3년)

▨ 세종대왕유물기념관

먼저, 기념관 입구에 있는 앙부일구부터 보았다. 앙부일구는 오목해시계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 대표적인 해시계로서 500년 동안이나 그 전통이 계승되었다고 한다. 앙부일구는 세로줄과 가로줄, 솥 모양의 시반과 받침대, 그리고 그림자로 세로줄과 가로줄에 시간을 표시하는 영침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자격루도 볼 수 있었는데, 장영실이 만든 스스로 치는 물시계다. 자동시보장치가 붙어 있어서 때가 되면 인형이 북 등을 치는 자동 물시계였다.

그리고 돌탑에 각각 한자로 숫자가 써 있는 물의 높이를 알려 주었던 수표도 보았고, 비의 양을 재던 측우기도 볼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공병우 할아버지가 만드신 3벌식 타자기가 있었고, 세종대왕님의 그림과 궁의 모습이 담긴 그림도 있었다.

다음은 여러 가지 악기들을 볼 수 있었는데 영고, 훈, 편경, 비파 등 듣지도 못한 악기들이 예상하지 못한 재료로 만들어져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으며, 또 다른 곳에서는 백자와 하늘의 별 지도도 펼쳐져 있었다. 논어'맹자 등의 고전, 훈민정음을 기록한 닥종이도 있었다. 정우성(칠성초 4년)

사진: 엄국희 경복궁 문화유산해설사가 앙부일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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