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개봉된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 온난화가 불러올 재앙의 끔찍함을 보여줬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는다. 이로 인해 바닷물이 차가워지고 염분의 농도가 변하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미래의 위기를 보여준 영화였다.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는 환경 위기 상황을 그려내면서 개봉 전부터 전세계 환경단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꽁꽁 얼어붙은 자유의 여신상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 내일은 제34회 '세계 환경의 날'이다. 유엔 환경계획(UNEP)은 올해의 주제를 '녹색도시-지구를 위한 계획'으로 정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다섯 가지 주요 환경 이슈를 내놓았다. 인구 증가와 도시화, 지구 온난화와 석탄석유 소비의 증가, 생태계 파괴와 지구촌 동물류의 멸종 위기, 동물과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화학물질의 위협, 빈곤과 자연재해 등이 그것이다.
◇ 정부도 오늘 환경의 날 기념식을 갖고 '국가 지속 가능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계 경제 포럼이 발표한 세계 각국의 환경 지속 가능성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발표된 146개국 중 122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각종 개발로 인한 환경 부하는 최하위인 146위를 기록, 삶의 질과 건강성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전 농림부장관이 국토 대청소 운동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국의 강 호수 저수지 연안바다 등 물속에 적어도 1m가 넘게 쌓여 있는 쓰레기 층을 지금 걷어내지 않으면 우리 생태계가 회복 불능 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 오염이 부르는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낭비와 대가를 줄이기 위해 국토 대청소 운동을 벌이자는 거다. 국토 대청소 운동이란 대규모 공공사업이 실업난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색적이지만 솔깃한 제안이다.
◇ 환경 문제는 이미 귀에 익도록 들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그렇기에 더욱 위험하다고 한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일상화되면서 정작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듯, 위기가 일상화될 때야말로 진정한 위기 국면이라고 한다. 환경은 남의 일도 먼 후일의 일도 아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향후 50년 내에 지구 동식물의 3분의 1 이상이 멸종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이미 수도 없이 나왔다. 팔짱낀 채 대재앙을 받아들여야 할까.
서영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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