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극적인 동점골…1-1 비겨

본프레레호, 기사회생 무승부…승점 7

본프레레호가 '죽음의 원정' 첫 관문에서 극적인 무승부로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은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로 한국축구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3일 밤(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후반 18분 막심 샤츠키흐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가다 후반 45분 박주영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간신히 1-1로 비겼다.

한국은 이로써 예선 중간전적 2승1무1패(승점 7)로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한국은 그러나 4일 새벽 같은 조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전 결과에 따라 조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게 됐으며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오는 9일 새벽 쿠웨이트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본프레레호는 '죽음의 원정' 첫 관문을 승리로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패색이 짙던 경기를 무승부로 돌려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로 한수 아래인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전적에서 3승1무1패가 됐고 지난해 7월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 9승6무4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원정의 불리함과 체감온도 40℃에 가까운 폭염을 감안하더라도 후반 막판까지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한데다 수비 조직력의 허점을 드러내는 등 원정에서 늘 반복되는 심각한 문제점을 여실히 노출했다.

지난 3월 홈에서 2-1 승리를 거둘 당시의 조직력과 파이팅 넘치는 압박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부터 불안한 조짐이 감지됐다.

휘슬과 함께 홈팀 우즈베키스탄은 공세에 나섰고 전반 5분부터 5분 간 4차례 코너킥을 좌우에서 올리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바흐티요르 아수르마토프가 두차례 헤딩슛을 날렸고 이운재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안정환, 박주영, 차두리를 스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고 패스가 자꾸 끊기는데다 크로스는 부정확했고 빠른 측면돌파를 전혀 보여주지 못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전반 24분 답답한 상황을 풀어보기 위해 때린 유상철의 중거리슛이 유일한 공격일 정도였다.

전반 중반 이후 한국은 중원에서 연속 가로채기에 성공한 박지성의 활약으로 주도권을 되찾았고 29분 김동진이 중거리 슛을 때렸으나 미끄럽고 거친 잔디에 발이 걸려 볼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전반 41분 안정환-박주영-차두리로 이어지는 삼각패스로 차두리가 결정적인 슛찬스를 맞았으나 볼은 왼쪽 포스트를 비켜갔다.

후반 5분 티무르 카파즈의 백헤딩슛을 이운재의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낸 한국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후반 10분 박주영과 차두리의 2대 1 패스로 박주영이 문전 논스톱 슛으로 네트를 갈랐으나 선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고 있었다.

1분 뒤 안정환의 크로스를 받은 차두리가 다시 왼발 슛을 날리려 했지만 정확한 터치가 이뤄지지 못했고 후반 14분 박지성의 슛이 수비수에 맞고 포물선을 그려 골문에 빨려드는 듯 했으나 2ｍ의 장신 골키퍼 사포노프가 몸을 뒤로 날리며 쳐냈다.

찬스를 놓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고 오른쪽 수비라인이 단번에 무너지며 뼈아픈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18분 우크라이나 득점왕 출신의 샤츠키흐는 오른쪽 수비수 박동혁에 앞서 문전으로 파고 들어가 이운재와 맞섰고 절묘한 오른발 로빙슛으로 이운재의 키를 넘겨 네트를 흔들었다.

0-1로 뒤진 한국은 조급증이 더욱 흔들렸고 선수들이 사인 미스로 짜증을 내기 시작하며 그대로 무너지는 듯 했다.

이동국, 정경호를 안정환, 차두리 대신 교체 투입했으나 돌파구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가 0-1 패배로 끝나려는 순간 박주영이 있었다.

박주영은 후반 45분 정경호의 왼쪽 돌파와 슈팅이 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박주영은 문전 정면에서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