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가'삼성의 의미'뜬다

입력 2005-06-02 09:30:06

'삼성의 의미'가 '부산갈매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부 지역 야구팬들 사이에 응원가 제정을 요구하는 가운데 삼성 구단은 향토 출신 가수 이자연의 '당신의 의미'를 개사한 '삼성의 의미'로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

지난달 31일 롯데와의 홈 경기 4회말 2사 후 주자 2루의 득점 찬스.

야구장에는 경쾌한 '삼성의 의미'가 울려 퍼졌고 3루측 관중석에 앉아있던 팬들은 모두 일어나 막대 풍선을 흔들며 함께 불렀다.

'적십자의 날'을 맞아 1루측 관중석에 자리를 잡은 1천여 명의 적십자 자원봉사자들도 친근한 노래에 박수를 보냈다.

삼성 응원단은 올 시즌부터 7회초 이닝이 끝난 뒤 공수교대 시간에 맞춰 응원가를 들려줬지만 최근 야구팬들이 응원가 제정을 요구하면서 득점 찬스나 상대 투수 교체 타임을 이용해 자주 들려주면서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팬들은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응원단장 김용일(27)씨는 "과거 몇몇 대중가요를 응원가로 시도했지만 크게 반응을 얻지 못한 데 반해 현재 응원가는 따라부르기 쉬워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지난해보다 관중이 100% 이상 증가하면서 대구시민야구장의 응원문화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중들의 연령대가 젊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 과거 30, 40대의 중년층이 3루측 관중석을 점령했다면 최근에는 고교, 대학생 등 20대 젊은이들이 응원을 주도하고 있다.

젊은층의 역동성을 반영하듯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주말 경기의 경우 3회초 원정팀 공격이 끝난 뒤 펼쳐지는 치어리더와 함께 춤을 추는 코너에는 참가자가 너무 많아 선별하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과거에는 보수적인 지역 정서를 반영하듯 응원단이 분위기를 띄우려 해도 쳐다보기만하는 경우가 많아 응원단이 오히려 어색해지기도 했다.

타 지역 야구장에 비해 시민야구장만의 차별적인 요소는 주전 선수별 로고송. 삼성이 공격할 때 타석에 들어서는 해당 선수들의 로고송이 흘러나오며 관중들의 응원 열기를 높인다.

신정애(23·대구가톨릭대 4년)씨는 "고교 시절 이후 야구장을 찾지 않다가 올해 삼성 성적이 좋고 또 내야수 조동찬의 팬이 되면서 종종 찾는다"며 "또래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응원에 참가하는 것도 신나고 즐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 부산팬들의 상징이 된 신문지 응원과 같은 대구야구장만의 독특한 응원 문화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 대 롯데의 1일 대구 경기는 1회초 롯데 공격 후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노게임이 선언됐고 기아-LG(광주), SK-한화(문학)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

잠실경기에서 두산은 현대를 4대2로 제압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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