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순국선열 정신' 다시한번 가슴에

입력 2005-06-01 10:08:19

일제 강점하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6·25전쟁에서 조국을 수호하기 위한 일념으로 몸을 던진 전몰군경과 상이용사의 희생 위에 세워진 나라에서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늘을 사는 대부분의 전후세대에게 6·25전쟁은 먼 과거의 화석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의 상처를 낙인처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우리 가족, 우리 이웃 중에 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얻은 상처로 평생을 장애에 시달리며 사는 상이용사,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사는 노부모, 꽃다운 나이에 전쟁 미망인이 되어 홀로 모진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초로의 할머니의 가슴에 전쟁은 과거가 아니라 현실이다.

국가와 민족의 존립을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께 응분의 보답을 하고 그 뜻을 널리 기리는 일은 오늘날 우리들의 당연한 의무이고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국가가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에게 보상의 의무와 예우를 다하고 국민의 가슴에 보훈 의식을 일깨우는 것은, 국가가 필요로 할 때 국민 개개인이 기꺼이 나라를 위해 일어서는 삶의 양식을 보훈문화로 형성하는데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일이며 이를 일컬어 국가보훈이라 한다.

오늘날 선진국가일수록 보훈제도가 발달한 것은 국가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는 힘이 바로 국가보훈에 있기 때문이다.

온 국민의 역량을 국가발전에 집중시키는 국가의 상징 정책이 국가보훈이기에 더 나은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국가유공자를 예우하고 공훈을 기리는 것을 정책적으로 제도화하여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보훈처를 중심으로 보훈문화의 확산 및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광복60주년, 6·25전쟁 발발 55주년을 맞는 올해 법령개정 및 제도개선 등을 통하여 국가유공자 예우시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매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여 현충일 추념식 및 6·25전쟁 기념식 등 다양한 행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전 국민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호국·보훈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우리 지역에서도 지방자치단체 및 각 기업체와 연대하여 다양한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 유가족을 보살피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의무이며, 이를 통해 애국심을 새롭게 일깨우고 자라나는 청소년의 가치관 정립에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기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마음이 6월 한달의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365일 지속되도록 사회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그 분들의 희생 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당연한 책임이며, 더 나은 미래를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대구지방보훈청장 추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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