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정신력 부재 강도높게 '질타'

입력 2005-05-31 07:57:20

"원정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 실전 훈련인데 그것밖에 못하나!"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대표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로 죽음의 원정을 떠나기 앞서 태극전사들의 정신력 부재를 강한 톤으로 질타했다.

대표팀은 30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최종 전술훈련을 하면서 주전조와 비주전조로 나눠 연습게임을 벌였다.

주전조에 안정환, 차두리, 박주영, 유상철, 김정우, 김동진, 박규선, 김한윤, 유경렬, 김진규, 이운재가 포진했고 비주전조에는 정경호, 이동국, 김진용이 공격진을 구성하면서 숫자가 부족한 수비진에는 골키퍼인 김용대와 김영광이 번갈아가며 대신 뛰었다.

본프레레 감독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주전조의 적극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

파란색 조끼를 비주전조는 정경호를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펼치면서 김진규의 헤딩골과 정경호의 페널티킥으로 2골을 얻어낸 반면 주전조는 공수전환의 스피드가 떨어지고 자꾸만 볼이 뒤로 밀리면서 본프레레 감독이 만족할 만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는 주전조의 0-2 패배.

본프레레 감독은 당초 3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선수들의 피로도를 감안해 한 경기로 실전연습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물을 찾고 있던 태극전사들을 다시 그라운드로 불러냈다.

한참 훈시가 이어지더니 30분짜리 두번째 연습경기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주전조가 힘을 내 박주영의 어시스트를 받은 안정환이 달려들며 벼락같은 오른발 아웃프런트 논스톱슛으로 네트를 갈라 1-0으로 비주전조를 이겼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러나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연습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모아놓고 10분 간 이날 실전훈련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훈련이 끝난 뒤 '맏형' 유상철은 "감독님이 플레이에 대해 지적을 많이 하셨다. 적극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원정을 앞두고 부담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지만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상철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긴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정신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예선 원정경기에서 '담맘쇼크'로 불린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본프레레 감독은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원정을 앞두고 정신력 때문에 두번 실수를 할 수는 없다는 각오가 엿보이게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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