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태권도 공원 무산 재연될까

입력 2005-05-27 10:18:15

정부·여당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방향이 윤곽을 보이는 데 대해 한나라당은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이전작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지역출신 의원들은 지난해 말의 태권도공원 경주유치 무산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당시 태권도공원 입지로 전북 무주가 결정되자 지역 정치권은 "정치적 흥정에 따른 결과"라며 크게 반발했는데 이번 공공기관 이전작업 역시 비슷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한전 등 주요 공공기관을 특정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정부·여당이 모종의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정종복 의원은 "태권도공원 입지 결정 때도 열린우리당 고위관계자는 '낙후된 지역도 생각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경주 유치에 대해 공공연히 반대했다"면서 "이번 공공기관 이전문제도 낙후성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정치적 논리나 힘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공공기관 이전문제를 지역발전이나 기관 특성, 지역의 적합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논리로 결정할 경우 엄청난 저항에 부닥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성영 의원도 "공공기관 이전을 논의하면서 느닷없이 특정지역의 낙후도 문제가 나오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적 계산에만 골몰하고 있는 증거"라면서 "공공기관의 경영적 측면과 경쟁력은 아랑곳없이 정치적 흥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공공기관 이전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개편과 맞물려 추진돼야 한다며 공공기관 이전에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26일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작업은 지방분권 철학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 몇 개를 충청권으로 옮겨가고 나머지 지역에는 공공기관을 갈라주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행정구역 개편특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행정구역이 새로 결정되면 그때 공공기관 이전문제를 논의해도 늦지않다"고 주장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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