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사라지고 진보정치인은 '찬밥'
대학가에 '보수물결'이 넘친다.
정치·사회 이슈로 캠퍼스를 뒤덮던 '대자보'가 사라진지는 오래이고 재벌 CEO출신의 정치인, 이른바 '보수꼴통' 우파논객도 대학출입이 자유롭다. 이들이 학생 입맛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펼쳐도 야유는 찾아 볼 수 없다. 지난 달 열린 이명박 서울시장의 경북대 강연장에는 700여명의 학생들이 통로까지 꽉 들어차 열띤 호응을 보였다. 우레같은 박수갈채도 10여 차례 나왔다.
지난 16일 언론계의 대표적 우파논객 조갑제씨의 경북대 강연장도 강연장을 꽉 채운 학생들이 조씨와 논쟁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찾아볼 수 없었다. 6월 3일 열릴 경북대에서 열릴 예정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초청강연은 참가희망자가 1천여명을 넘어 주최 측이 장소를 선택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반면 이달 초·중순 열린 국내의 대표적 시민사회운동가나 젊은 층의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진보 정치인들의 강연장은 썰렁하기까지 했다. 경북대 온라인 게시판에도 이같은 보수논객들의 초청에 ´학내의 다양한 사고를 위해 필요한 행사´,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홍덕희(28·법학) 경북대 '희망학생연대21' 간사는 "이제 대학사회의 이념적 구도가 보수주의에 대한 일방적 배격보다 이해와 관심의 단계로 접근해 가면서 보수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대학가의 '보수코드'는 동아리의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몇 년간 운동권 동아리나 적십자, Y.M.C.A 등 전통있는 봉사동아리가 대구권 대학에서 모두 사라졌다.
대신 증권연구회, 벤처, 광고 등 창업이나 취업과 관련된 동아리, 마술, 애견클럽 등 취미동아리, 인라인스케이트, 바이크, 댄스, 스쿼시 등 레포츠 동아리가 최근 3년간 급증했다. 영남대의 경우 레포츠 및 취미관련 동아리가 40여개나 되고 경북대도 46개의 등록 동아리 가운데 사회참여 동아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남대 총동아리연합회 김현애(23·국어국문)씨는 "개인주의 적인 측면도 있지만 사회참여 보다는 취미, 진로와 관계된 동아리 등록이 급증하고 앞으로도 이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 선호도에서도 대학생들의 보수성을 엿볼 수 있다. 대기업을 마다하고 9급 공무원을 선택하고 공기업 지원자들의 토익점수가 민간기업 보다 평균 60~70점 이상 높을 정도로 공기업, 공직에 몰리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학생상담센터가 최근 재학생 1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공무원이 26%로 1위를 차지했고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가 희망 직업을 조사한 결과 공무원이 단연 1위로 나타났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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