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경쟁 '급물살'

입력 2005-05-25 09:17:14

삼성전자가 40인치 AM(능동형)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OLED 경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휴대전화와 PDA를 비롯한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주로 사용되는 OLED가 대형 TV로 대중화할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OLED는 화질의 반응속도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에 비해 1천 배 이상 빠른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두께·무게도 LCD의 3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대형화할 경우 PDP, LCD 자리를 충분히 위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최대 40인치 OLED 등장= 삼성전자가 19일 선보인 40인치 OLED는 소비전력이 낮고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능동(AM) 구동방식을 택했다. 또 4세대 유리기판(730×920mm 기준)으로 개발됐으며, 기존 대형 TFT-LCD 제조방식인 아몰포스 실리콘(a-Si)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향후 4세대 이상 대형 LCD 기판을 이용해 낮은 원가로 높은 품질의 OLED 제품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신제품은 최고휘도 600니트(nit)의 화면밝기와 5천대 1의 명암비, 80% 이상의 색 재현성을 발휘하며, OLED의 빠른 응답속도와 더불어 HD(고화질)급 해상도를 적용해 초고화질 동영상을 재현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특히 TV세트로 제작할 경우에도 3cm 이하의 초슬림 제품 구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가속도 붙은 대형 OLED 개발경쟁= 아직 OLED는 중·소형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삼성 LG 등 국내업체들이 대형 부문에 공격적으로 진출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집안 경쟁'은 점입가경의 양상이다.

삼성SDI가 지난해 5월 능동형(AM) 저분자 LTPS(저온폴리실리콘) 방식으로는 세계 최대인 17인치 OLED를 개발하자, 삼성전자는 3개월 뒤 아몰포스 실리콘(a-Si) 방식의 7인치, 14.1인치 OLED 제품을 선보여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올해 1월 삼성전자는 또 21인치 제품을 내놓으며 세계 최대 기록 갱신을 축하했다. 하지만 한달 뒤 30인치 이상 OLED 제작의 핵심기술인 SGS(Super Grain Silicon)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삼성SDI가 발표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자회사였던 삼성OLED를 흡수합병, OLED사업을 모회사 주력사업으로 격상시켰다.

앞으로 40인치 능동형 OLED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OLED 대형화의 최강자'를 자부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SDI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반면에 LG의 경우는 중·소형은 LG전자가, 대형은 LG필립스LCD가 각각 전담하기로 원칙적인 교통정리가 이루어졌다.

◇OLED 표준화 경쟁= OLED는 기판 종류에 따라 '저온폴리 실리콘(LTPS)'과 '아몰포스 실리콘(a-Si)' 방식으로 나뉜다. LTPS는 수명이 길고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대형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 a-Si 방식은 기존 LCD 라인을 이용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대형화를 쉽게 할 수 있지만, 수명이 상대적으로 뒤지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향후 본격적인 OLED 양산 시점에 임박해지면, 양대 진영간 표준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TPS 진영'에는 삼성SDI와 소니, LG, SK디스플레이(산요-코닥 합작사) 등이 있고, 'a-Si 진영'에는 삼성전자, 세이코엡손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OLED 시장은 삼성SDI 40%, 일본 파이오니어 25%, 대만 라이트 디스플레이 33% 등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OLED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소니, 세이코엡손, TMD(이상 일본), 옵토테크(대만), 삼성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효성, 오리온전기 등이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사진 : 삼성전자가 개발한 세계 최대 크기인 40인치 AM(능동형) OLED. 24일 개막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 2005'(미국 보스턴)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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