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더위 없다'…에어컨업 '직격탄'

입력 2005-05-24 06:50:40

'우째 이런 일이..' 올여름 사상 초유의 무더위 예고로 에어컨 판매가 '대박' 조짐을 보여온 가운데기상청이 '100년만의 폭염은 없다'고 발표, 에어컨 업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에어컨 업계는 이미 에어컨 구입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면서도 기상청 발표가 물오를 대로 오른 에어컨 판매 분위기에막판 '찬물'를 끼얹지 않을까 고심하는 분위기이며 일부 업체는 마케팅 전략 수정여부까지 고민하고 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23일 '올해 여름철 계절예보'에서 "올 여름 당초 우려됐던 100년만의 무더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아 지역 여름철 기후에 영향을 주는 티베트 상층의 고기압 발달이 지연, 우리나라가 점차 상층 기압골 영향권에 들면서 고온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여름철 중반에 저온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세기말 이후 가장 무더울 것이라며 올 초 미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전망치를 완전 뒤집는 내용이다.

최근 몇 년간의 경기침체에 따른 교체수요 및 대기수요 적체에 더해 NASA의 '10 0년만의 무더위' 예고로 국내 에어컨 시장은 올 1월 예약판매 때부터 지난해 동기대비 2∼3배 이상의 판매 신장을 기록, 폭발적인 '인기몰이' 행진을 계속해왔고 에어컨 업계는 대대적인 '날씨 마케팅'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소비자들도 때아닌 무더위로 일부 업체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졌던 지난해의 '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서둘러 제품 구매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등도 완전가동 및 주말 근무, 야근 등을 통해 밀려드는 주문을 제때 소화하기 위해 부심해왔고 일부에서는 품절.공급 차질 우려까지 제기됐다.

업계는 에어컨 판매가 사실상 본격적 여름철 전에 끝나기 때문에 이미 마무리단계에 들어선데다 예년 대비 올 5월 평균 기온만 보더라도 올 여름 무더위가 오지않으리라 단정할 수는 없어 '직격탄'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의 5월 1-22일 날씨를 비교해보면 온도가 25도 이상였던날짜가 지난해는 이틀였던데 비해 올해는 6일이나 된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에어컨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에어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여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기관별로 엇갈리는 날씨 전망으로 '더위 특수'가 한풀 꺾이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는 역력하다.

당장 '무더위 마케팅' 공세를 퍼부어온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최고기온이 34도인날이 9일 이상 계속될 경우 전기료를 지원해주기로 하는 등의 '무더위 이벤트' 등을수정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측은 "현재 마케팅 쪽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만간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의 경우 인기모델은 2주 이상 물량이 밀려있는 상태로 위니아 만도측도지난해 대비 100% 늘려 수정한 올 에어컨 판매목표의 70% 가량이 달성된 상태여서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나 우려속에 향후 판매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예약 취소나 판매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나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유연하게 대처할 예정이어서 재고의 염려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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