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앙부처 중 하나가 행정자치부와 교육인적자원부다.
행자부가 마련한 규정은 지자체에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조세부문에 있어서는 지역민들과 직접적으로 맞닿게 된다.
교육부도 교육도시인 지역과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며 국가 백년 대계를 계획하는 교육부가 마련한 제도는 지자체 교육행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행자부에서는 40여 명이 넘는 간부 명단에 지역 출신은 고작 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의 혁신업무를 기획·지원하는 최양식 정부혁신본부장은 부처내 핵심 인물이다.
대구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의정관·인사국장·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섭렵,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지난 3월 인사에서 기대했던 차관보(신설)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최근 행자부가 팀제로 조직을 정비하며 동료와 후배 7명이 대거 무보직을 받은 사태 속에서도 변함없이 자신의 위치를 지켜낸 것에 비춰보면 능력면에서는 부처내에서 인정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혁신의 키워드를 "비능률적인 요소를 찾아 없애고 국민이 행정의 수혜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최 본부장은 부서내 김국현 혁신전략팀장을 총애한다.
'일 잘하고 능력있는 사람'이라며 자랑이 대단하다.
안동이 고향인 김 팀장은 대구고를 나와 대학과 미국 유학에서 모두 행정학을 전공한 정통 행정학파. 대구·경북 행정에 대한 조언으로 "지방분권을 외치면서 중앙지원에만 목말라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며 "이제는 지방 스스로 경쟁력을 갖고 경제적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행자부내 지역 출신 직원들은 200여 명 정도되고 경북도 측의 지원과 회비 갹출로 연말에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국회 행자위 소속인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과는 고교 동기여서 국감 등 상임위가 열릴 때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다.
김대영 지방세제국장은 행자부에서 고졸 신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주종합고 출신으로 경북도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 만학의 꿈을 이뤄(방송통신대 졸업) 부이사관 자리까지 올라갔다.
모범공무원·국무총리 근정 표창 등 상훈이 많지만 "아직까지 훈장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겸손해 한다
'재미있는 지방세' '지방세 사례 총람' 등의 저자인 그는 "세금을 일방적으로 국가에 뺏기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국민 자신에게 돌아오는 재원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 후진국이라는 점을 부각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특히 싫어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내가 공적 1호일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3월 대구에서 정부합동감사를 진두지휘 했던 홍순우 지방감사팀장도 안동고를 졸업한 지역인사다.
46년생으로 행자부내 출향 인사 중 좌장격이다.
교육인적자원부내 지역출신 국장급으로는 이종갑 인적자원 관리국장, 김광조 인적자원총괄국장, 김정기 연수원장, 김화진 장관비서실장 등이 있다.
교육부는 예산규모(28조 원)나 정책 파급 효과로 볼 때 정부부처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국장은 그의 보직이 말해 주듯 인재 양성이 제1의 책무다.
대구·경북의 더딘 발전상에 "서글프다"는 그는 "딱히 두드러진 산업도 없고 자산도 없는 지역의 살 길은 인재를 양성해서 세계적인 인물로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도시인 지역의 어두운 면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에 관선이사를 파견한 학교는 20곳인데 이 중 7곳이 지역내 학교"라며 "이는 학교내 민주화 분위기가 잘 반영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학생과 교수, 재단 간의 싸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가르치고 배우는 데 열심히 해야 하는 학생과 교수들이 엉뚱한 데다 진을 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법학을 전공하고 재경부와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한 경제통이지만 최근 교육부 파견을 지원했다.
1천만 명에게 동시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정책 수립의 장인 교육부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동향인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과는 대학 1년 선·후배 사이로 친하고, 김정기 교육인적자원 연수원장과는 친구 사이다.
영주에서 태어나 안동에서 자란 김 비서실장은 고향이 '두 곳'이라고 즐거워한다.
공직을 시작할 때 경북도청과 경북대 사무관을 지내 지역의 교육실태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그는 교육부가 부처 중 가장 어려운 곳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반대 급부와 피해 집단이 생겨 반발에 부딪히기 때문"이라며 "신이 아닌 사람이 교육부 장관을 하는 이상 욕 안먹고 물러날 수는 없다"고 했다.
그가 교육부 '짬밥'으로 터득한 진리는 "정책이 어떻든 공부 잘하는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며 학생들에게 "핑계대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조언했다.
국회 행자위 소속인 권오을 의원과는 고교동기로 회기가 열릴 때면 정책관련 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다.
김 총괄국장은 연간 2천2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지방대 지원사업을 총괄한다.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기획해 내기도 한다.
직책에 걸맞게 대구·경북의 비전을 인력개발에 주고 있다.
그는 "우수한 대학과 중요 산업시설들이 산재해 있고 인구도 다른 지역보다 큰 규모여서 사람과 지식을 통해 발전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산업과 지식체 조직을 어떻게 연결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느냐에 따라 지역 발전이 좌우된다"고 주장했다.
경북 월성이 고향인 그는 "지역 패권주의 식의 접근 등 잘못된 관행을 털어내고 지역민의 능력개발에 역점을 둔 경쟁력 제고 패러다임을 수립하는 게 지역에 절실히 필요하다"며 의식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연수원장은 경북 부교육감 출신으로 지역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도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하고 합병 등 살을 깎는 자구책이 반영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또 "대구·경북이 낙후한 것은 시대변화에 순응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며 "변화가 손해를 불러온다는 보수적인 기질이 아직도 잔재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 과거 경북 교육위원회에서 7급 공무원을 했던 김호근 기획감사담당관은 대구 사람이다.
영남대를 졸업한 그는 최근 대구에 내려가면 옛길이 변해버려 길 잃기가 십상이라고 한다.
경북고 동기생인 한나라당 곽성문· 윤건영· 김문수 의원에게 아쉬운 소리는 많이 했지만 정작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전했다.
안동이 고향인 이재갑 연수원 기획과장에 따르면 교육부내 출향인사들도 연말 모임을 한다.
예전에는 모임에 100여 명 참석했으나 지금은 50여 명 남짓으로 줄었다.
김 과장은 김 연수원장과 함께 교육부 직원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공무원의 능력발전과 변화·혁신을 위한 역량 강화를 유도한다.
그는 이성희 사학지원 과장과 이유훈 특수교육 정책과장과 함께 '과장급 3총사'로 불리며 지역일이라면 하던 일도 멈추고 발 벗고 나선다고 한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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