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댐 30년-(6.끝)정책, 이렇게 바꾸자

입력 2005-05-19 08:33:02

'물 들이고 주민 내모는' 방식 그만!

총 저수량이 6천500만t급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소규모인 일본 고쇼댐 주변 주민들은 "댐 덕분에 살고 있다"며 댐 자랑이 끝이 없었다.

댐이 들어설 때마다 주민·환경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댐 건설이 수차례 연기되고 이미 댐이 축조된 지역에서도 주민들의 피해 호소가 끊이지않는 우리에게는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미미하게나마 감지되고 있다.

댐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차츰 바뀌고 있고 수자원공사도 자연친화적이고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댐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것. 앞으로 낙동강수계에 들어설 댐들의 바람직한 운영방안을 찾아본다.

◇향후 신설댐 계획

경북을 비롯한 영남권 낙동강수계에 예정돼 있는 신설 댐들은 영주 송리원댐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규모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군위 화북댐(4천800만t)이 지난해 10월 착공한 데 이어 김천 감천댐(4천400만t), 영주 송리원댐(1억8천만t), 영덕 옥계댐(3천500만t), 상주 이안천댐(4천200만t), 울진 속사댐(5천100만t), 경남 함양 안의댐(2천100만t) 등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농사용 저수지를 확대 재개발하는 경주 안계댐(6천400만t)과 청송 신풍(2천100만t)·성덕댐(2천300만t), 울진 매화댐(3천800만t)도 계획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화북댐. 댐의 기능에 관광개발을 추가한 첫 사례로 팔공산위락시설 지구와 연계한 대구 인근 최고의 수변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형미가 탁월한 댐 횡단 교량을 건설하고 환경친화적 수상레포츠 공간으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비전은 앞으로 추진될 다른 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댐이 주민 삶의 질을 높여주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 되기 위해선 댐 건설과 관련한 사고의 일대 전환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생활 오·폐수 처리기술이 향상된 만큼 구태여 댐 주변지역 주민들을 단순히 소개시키는 방식의 전근대적인 수질관리 정책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고쇼댐 지역은 댐 축조 이후 오히려 주민들이 더 늘어났지만 1급수 수질은 변함이 없다.

집집마다 생활 오폐수 관리에 철저를 기한 덕분.

또 댐을 물을 가둬두는 인공호수로만 인식하지않고 수려한 수변경관을 관광자원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댐의 다목적 기능을 주민 편익 증진 분야까지 넓혀 댐 신설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주장이다.

안동댐관리단 허연강(42) 운영과장은 "물 절약과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 지역별 물수급 불균형 개선을 위해 생활·공업·농업용수를 상호연계하는 벨트형 급수체계를 전국 12개 통합 급수권역으로 나누어 운영중"이라며 "최소한의 댐축조와 함께 기존댐 재개발과 지하댐 건설 등 다양한 수자원 확보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 관건

이와 관련, '안전하고 친근한 물 환경 조성'이라는 기본 이념을 토대로 최근 수자원공사가 수립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Water Vision 2020)'은 앞으로 댐 정책이 상당부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이 계획은 과거 건설위주의 댐 건설과 관리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의 수자원계획으로 전환하고 정확한 물 수요 예측과 효율적인 관리를 전제로 한 최소한의 소규모 댐 개발을 담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사회적·문화적 특수성을 최대한 고려해 댐을 세우겠다는 것은 주민 여론을 상당부분 도입한 것이어서 눈에 띈다.

한국수자원공사 안효원(47) 국제상하수도 연구소장도 "최근 빈번한 홍수와 가뭄으로 최근 10여년간 수재 피해액은 1조2천999억 원에 이르며 복구비는 1조9천941억 원에 이른다"라며 "현재로선 별다른 대안이 없는 이상 적정 규모의 댐 축조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창희·권동순·이희대·엄재진·마경대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