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농구만 부진한 이유는?

입력 2005-05-17 16:14:28

프로축구 '레알 수원'. 프로야구 '삼성 양키스'.

프로배구 '무적함대'. 그러나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는? 삼성이 국내 프로 스포츠를 혼자 끌고가다시피 여러 종목에서 막강 파워를 자랑하고 있지만 프로농구에서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의아해하는 팬들이많다.

삼성이 농구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로는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KBL의 '전력평준화 규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KBL 자유계약선수 관리 규정 제4조에는 "당해 연도 KBL 선수 포지션(가드, 포워드, 센터)을 기준으로 가드와 포워드는 1∼5위, 센터는 1∼3위에 해당하는 자유계약선수는 동일 포지션 5위 이내 선수(센터는 3위 이내)를 보유하고 있는 타 구단으로이적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프로를 경험한 뒤 기량이 만개한 선수 가운데 포지션별로 기량이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선수는 1명만 데리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

또한 프로농구에는 국내 선수의 연봉총액에 상한을 두는 샐러리캡(지난 시즌 13 억7천500만원) 제도까지 있어 '선수 사재기'를 막고 있다.

다른 종목과는 달리 선수자원이 부족한 농구에서는 프로 출범 때부터 이같은 특성을 감안, 특정 구단의 독주를 막아 팽팽한 경쟁을 유도하고 우수 선수가 벤치에앉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채워둔 것.

삼성은 이에 따라 특급선수를 거액에 영입해 '호화구단'을 구성, 타이틀을 틀어쥐는 전략을 프로농구에서는 전혀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올 시즌 자유계약 대어로 꼽히는 신기성과 현주엽에게 관심을 가질 여지도 없을 뿐더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들의 연봉 때문에 나름대로기량을 인정받고 있던 식스맨 김택훈을 내보내기까지 했다.

삼성이 다른 종목에서는 '무서운 팀'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프로농구에서만은 지난 2001년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중위권을 맴돌며 '그저그런 팀' 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프로농구의 규정을 차용한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수원 삼성생명은 샐러리캡(지난시즌 7억원)에 묶여 선수를 보강하지 못하면서 최근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고배를 들었다. 다른 종목에서 삼성 스포츠의 약진은 눈부시다.

삼성은 프로축구에서 지난 해 정규리그를 포함해 2005 삼성하우젠컵대회, 한중일의 챔피언들이 자웅을 겨루는 A3대회, 정규리그와 FA컵 챔피언이 맞붙는 슈퍼컵까지 4개 대회를 석권했다. 이운재, 김남일, 송종국, 김대의, 최성용, 김두현, 김동현, 신영록, 황규환 등각급의 대표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것이 바로 눈에 띄는 승리의 동력.

프로야구에서도 지난해 자유계약 최대어였던 강타자 심정수와 최고의 유격수 박진만에게 4년간 최대 99억원을 쏟아부었고 8개 구단 최초로 평균연봉 1억원을 넘는등 '돈잔치'를 벌여 현재 정규시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배구에서도 김세진, 신진식, 김상우, 최태웅, 석진욱 등 호화멤버를 앞세워 프로 초대 챔피언에 등극, 리그 9연패를 일구는 기염을 토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