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0년후 '무병장수' 시대 온다"

입력 2005-05-17 13:30:03

국과위 기술예측委, '2030년 과학기술 예측조사'발표

앞으로 15∼20년 후 인류의 오랜 소망인 '무병장수(無病長壽) 시대'가 오고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 유인 우주선 개발이 완료돼 값싸게 우주를 관광할 수 있는 '우주 여행시대'가 열린다.

오는 2020년께 이른바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혈관 청소용 로봇(나노로봇)'이 등장, 자동차 정비공이 자동차를 수리하듯 사람의 몸속 혈관에서 혈관을 깨끗이 청소하고 손상된 부위를 수리한다

또 '스마트 약'으로 불리는 나노캡슐은 몸안을 헤엄치고 다니다가 특정 질병의 바이러스를 만나면 약물을 방출해 격퇴한다.

2025년께 등장하는 알약 형태의 '바이오 칩'은 재택 의료서비스를 현실화한다.

이 알약을 먹은 사람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무선으로 병원으로 전송하기 때문이다.

장기가 노화돼 더 이상 제 구실을 못하게 된다고 판단되면 자신의 줄기세포로 배양한 새 장기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무병장수 시대'가 임박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2021년에 이르면 사람처럼 영리해진 로봇이 실용화돼 사람과 로봇의 구분이 모호해질지도 모른다.

2024년께는 우주도 더 이상 공상과학의 테마가 되지 못한다.

이때쯤이면 우리나라도 유인우주선 개발을 완료해 지구상공 100㎞의 저궤도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는 우주여행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 같은 미래모습은 막연한 상상이 결코 아니다.

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현실화할 모습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가 17일 내놓은 '과학기술 예측조사' 결과에 담긴 내용들이다.

과학기술계의 전문가 130명으로 구성된 국과위 기술예측위원회(위원장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기술분석위원회 및 기술분야별 전문분과위원회와 함께 지난 2003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국내 과학기술 전문가 5천여 명으로부터 얻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기술예측위원회는 미래 기술과제를 도출, 분석한 뒤 이 기술 과제들의 실현시기를 예측하고 이로인한 미래사회의 변화모습을 그려냈다

조사는 △미래사회 전망 및 우리사회의 니즈 △미래기술 도출 △미래사회 변화모습 등 3단계로 이뤄졌다.

인구, 물, 에너지 등 모두 15개 주요 이슈를 대상으로 한 미래사회 전망에서는 우리나라는 오는 2026년 총 인구 4천600만 명에서 노령인구의 비율이 20%에 도달하는'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며 여성의 지위향상이 급속히 진전돼 여성취업자 비율이 2004년 43.3%에서 2010년엔 54.6%로 남성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수요도 앞으로 30년간 연 2.3%씩 증가해 현재 97%인 에너지 의존도가 지속되고 물도 2011년엔 40억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온실가스 배출도 획기적인 개선이 없는 한 계속 증가해 오는 2100년엔 한반도의 기온이 현재보다 섭씨 2도 상승, 강수량의 극심한 변화와 과일생산 지대의 변화 등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과제들로 △우주와 지구(117개) △소재와 생산(94개) △정보와 지식(71개) △식량과 생물자원(92개) △생명과 건강(71개) △생명과 건강(95개) △에너지와 환경(116개) △안전(88개) △국토관리 및 사회인프라(88개) 등 8개 분야에서 총 761개가 도출됐다.

이 기술과제의 실현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에 대한 의견을 설문조사를 통해 물은 결과 전체 761개 과제 중에서 65.5%인 498개가 오는 2015년 내에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예컨대 100m 크기의 혜성, 소행성 등 지구접근 천체를 탐사하는 기술 실용화는 국내의 경우 2018년께, 세계는 2010년께 가능해지고 생체시계를 이용한 노화방지 메커니즘이 규명되는 등 '우주와 지구', '생명과 건강' 분야의 기술과제 중 상당수가 오는 2016∼2020년에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미래기술 실현시기를 보면 재조합 단백질 기술과 세포치료제는 2016년, 유전자 치료는 2018년께 가능해지며 의학영상시스템은 2014년, 전자의무기록, 보건의료정보카드, 인터넷 이용 가상병원 등은 2013년께로 예측됐다.

기술예측위원회는 이 같은 미래기술 실현시기를 토대로 오는 2020년께 나노캡슐, 혈관청소용 로봇(나노로봇) 등이 등장하는 미래 생활모습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 '무병장수 시대' 도래 가능성을 예측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미래 국가 유망기술위원회'를 구성, 이번 과학기술 예측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래 유망기술 분야를 선정,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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