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대학·사회단체서 설명회 요청도
안병구 대구은행 본점VIP클럽 실장은 12일 달서구 종합복지관 주부대학에서 마련한 '재테크 강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주부들은 세금 절약하는 방법, 노후 대책에 대한 안 실장 강연을 경청하면서 내용을 공책에 적는 등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고객들을 위해 마련하는 '재테크 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 돈을 모으거나 재산을 불리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재테크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은행이나 증권사도 마케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서적이나 매스컴을 통해 재테크 관련 정보가 쏟아지지만 강좌에서 얻는 정보는 좀 더 실제적이고 즉시성을 띠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지역간, 빈부간 정보 격차가 커지고 있다.
▲재테크 강좌 요청 많아져
대구은행의 경우 본점·죽전·지산 VIP클럽 직원들이 회사, 주부대학, 노인대학, 사회단체들의 초청을 받고 직원별로 매월 1~2회 정도 재테크 강연을 다니고 있다. 지점에서도 부정기적으로 재테크 강좌에 나서고 있다. 주로 고객이나 지인들이 자신이 속한 회사나 모임에 나와 강연을 해주길 요청하면 이뤄지는 형태다. 은행 고객이 동창 모임 등에 재테크 전문가를 초청, 같이 식사를 하면서 재테크에 관해 물어보는 비공식적인 형태도 많다.
이와는 별도로 은행 본점과 지점 차원에서 분기나 반기별로 우수 고객들을 초청해 '재테크 설명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증권사별로 본점 우수 펀드 매니저 등을 보내 지방 순회 재테크 설명회를 하거나 증권사 직원들이 공식, 비공식적인 재테크 강좌에 나서고 있다. 40~50명의 우수 고객들을 초청해 세미나 형식으로 연간 4~5회의 '폐쇄형 재테크 설명회'를 열거나, 150~200명 이상으로 참가 규모를 늘려 일반 비고객들도 참가할 수 있는 '개방형 재테크 설명회'를 연간 1~2회 마련하기도 한다.
안 실장은 "최근 1년 사이에 재테크 강좌를 해달라는 요청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재테크 정보에 목마르다 보니 강좌 요청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기대치 높아져
금융 환경 변화가 심하고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재테크 강좌 참석자들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요즘 증권사의 재테크 설명회에서는 세계 경제 흐름과 국내 경기 전망에 따른 재테크, 적립식 펀드 가입 요령 등 강좌 내용을 풍부하게 짜고 있다. 16일 대구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재테크 설명회를 연 미래에셋증권은 '2005년 증시 전망', '부동산투자 전망', '저금리시대 투자전략과 해외펀드' 등을 다뤘다.
정광주 미래에셋증권 범어동지점장은 "예전 같으면 주식 유망 종목 1~2가지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고작이었는데 이제는 주식 흐름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많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소하고 어려운 재테크 관련 용어도 어느 정도 습득하고 강좌에 임하는 사람들의 수도 늘고 있다. 예를 들면 부동산정책과 관련, '부동산투기지역'과 '부동산투기과열지구' 등의 용어 차이를 알고 강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역별, 빈부간 정보 격차 커져
대구에서 은행별, 증권사별로 열리는 재테크 설명회 횟수는 서울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지역 금융업계의 설명이고 보면 지역별 재테크 정보 격차는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금융 전문가들이 서울에 많이 모여 있는데다 금융 중심 시장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정보는 지방에 전달되지 않거나 시차를 두고 전해진다. 또 포항, 구미, 안동 등 경북의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은 대구에 비해 금융 정보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역시 그만큼의 정보 간극이 있다.
또 우수고객 위주로 이뤄지는 재테크 강좌가 많다 보니 그렇지 못한 이들은 재테크 정보에 대한 접근 기회가 적은 편이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와 사귀라'는 말도 있지만 기회가 적은 데다 생업에 쫓겨 정보를 구할 시간도 없는 것이 서민들 입장이다.
그러나 재테크 정보를 구하는 길은 열려 있다. 고객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는 은행과 증권사에서는 예치 금액이 많은 '우수 고객'이 아니더라도 고객의 상담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고 동호인 모임 등의 상담 요청도 반기는 만큼 모임을 내걸고 재태크 강좌를 요청하면 재테크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사진 : 은행, 증권사의 재테크 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대구은행이 우수고객과 여성 고객들을 초청, 재테크 강좌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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