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주시의회와 상공회의소를 비롯, 지역의 80여 개 기관·단체 대표들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경주유치를 위한 '국책사업 경주유치추진단'을 결성하고 범시민 홍보전에 들어갔다.
이처럼 지역을 대표할 만한 기관·단체의 상당수가 유치찬성 쪽에 선 것과 달리 백상승 경주시장과 지역 출신 정종복 국회의원은 방폐장에 관한 한 말을 아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백 시장은 9일 추진단 발대식에 참가, 축사를 하면서도 자신의 속내는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원론적 차원의 인사말만 했다.
상당수 참석자들은 "기대 밖"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종복 의원 측은 한 술 더 떠 "추진단에 참여한 기관 단체에 정 의원의 이름이 든 것은 주최 측의 오류였다"며 "사전에 명단에서 빼달라고 했는데 뭔가 착각한 듯하다"고 해명하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 백 시장은 최근 "방폐장 유치운동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 있지만 시정 책임자로 현 시점에서 사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공청회와 투표 등으로 시민 뜻이 모이면 그때는 앞장서서 시민결정을 수행할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숨겼고, 정 의원 측 역시 백 시장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지난해 태권도공원 유치실패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데다, 방폐장 같은 혐오시설 유치에 나섰다가 이마저 울진 등 경쟁지역에 밀리면 회복하기 힘든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또 일각에서는 백 시장, 정 의원 모두 방폐장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무르익고 있는 '경주 역사문화중심도시'에 더 비중을 두고 이것만 성사되고 예산만 확보한다면 굳이 반대여론이 뚜렷한 방폐장을 끌고 올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오는 6∼8월쯤으로 예정된 여론조사 결과 등이 나올 때까지 두 사람의 입장표명은 계속 유보될 것으로 보이지만 진짜 속 마음은 어떤지 궁금증은 더해지고 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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