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푸틴·코피 아난 만나 북핵문제 논의

입력 2005-05-10 10:07:20

러시아의 전승 60주년 기념 행사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잇따라 만나 북핵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정상외교에서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의 원칙에 공감하는 광범위한 지지 그룹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북핵문제가 러시아에도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하고 6자 회담의 조속 재개를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한 대목에서 상당히 고무받은 인상이다.

북핵문제를 6자회담 이외의 방식으로 풀 수도 있다는 미국과 계속 버티고 있는 북한에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으냐는 기대가 담겨있는 것.

푸틴 대통령이 8일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문제 협의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점을 들어 러시아의 역할이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러 정상회동의 가장 큰 성과는 러시아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우리의 손을 들었다는 것 그 자체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후 중국 주석이 북핵문제는 물론 일본의 역사 왜곡 및 영토 시비에 대해서도 한국과 사실상 공조하기로 합의한 상황인 점을 들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한국, 중국, 러시아와 유엔 안보리 회부를 통해 풀 수도 있다는 미국, 일본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접점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것.

6자회담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6자회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도 냉담한 편이다.

미-러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노 대통령에게 러-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으나 긍정적 전망은 아니었다"고 말해 미국의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모스크바에서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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