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과 한방-성인병

입력 2005-05-10 10:58:40

사람의 생리기능 중에 항상성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자기 몸 안의 여러 상태를 외부 환경이 여러 모양으로 변화를 심하게 줘도 영향을 받지 않고 보호해나갈 수 있는 생리적인 능력이다. 노화는 이 같은 항상성의 부조화를 일으킨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심할 때 체온이 영향을 받아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하나의 예이다. 사람에 따라 개인차는 있으나 나이를 먹으면 노화하기 마련이다.

노화는 다음과 같은 현상을 수반한다. 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해나가는 조직과 기능의 결손,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의 장애,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성의 점진적 결손, 조직과 기능에서의 저장의 결손 등이다.

이 같은 노화 과정에 많이 나타나거나 늘어나는 질환들, 특히 40대 중반 이후에 현저하게 늘어가는 병들을 성인병이라고 한다. 성인병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병으로, 처음의 증세는 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점차 진행되어 다른 병과 합병이 되면 여러 가지 난치병을 발생시킨다. 성인병에는 고혈압, 당뇨, 비만, 동맥경화, 간장병, 심장병, 고지혈증 등이 있으며 심해지면 중풍, 암, 이밖에 여러 난치병을 일으킨다.

주요 성인병들은 과식과 운동부족에 의한 비만, 그리고 거기에 곁들여 복잡해진 사회 때문에 일어나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

성인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균형 있는 식단, 정신 및 육체 활동의 지속, 스트레스의 해결 또는 회피, 공해의 배제 등 생활섭생의 개선이 앞서야 한다. 이 모두가 상식적인 것이기는 하나 노화는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어떤 방법을 강구한다 하더라도 현대의학으로는 아직도 노화를 절대적으로 저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무 대책도 없이 방관만 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노력하는 편이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현재에 생긴 성인병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성인병이 생기기 전에 발생을 저지시키고 지연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의학은 서양의학과 달리 네 가지 진찰법, 즉 망, 문, 문, 절(望聞問切: 보고 듣고 묻고 만져보는 진찰)을 통해 알아내어 질병을 일으키기 전에 장과 부의 기능을 조절하고 향상시킨다. 물론 서양의학의 물리화학적 검사도 진단과 치료에 중요하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필요할 때마다 기와 혈을 조절하고 향상시키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관리한다면 성인병에 대해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웰빙이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웰빙의 진정한 뜻은 생명과 자연, 환경의 가치를 중시하고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다. 여기서의 건강은 육체적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도 중요하다. 바쁜 일상 중에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윤태원(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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