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한국에 투자한 영국계 펀드가 한국정부와 언론, 노동조합을 싸잡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런던 템스강변의 유서깊은 회의장인 '트리니티 하우스'에서 열린 이날 경제설명회에는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브릿지증권의 대주주인 영국계 펀드 브릿지인베스터먼트홀딩스(BIH) 관계자가 참석했다.
BIH의 임원이라고 밝힌 앤드루스 프레이저는 질의응답 시간에 마이크를 잡고 한 부총리에게 "외국인 직접투자를 환영한다고 해놓고 투자 기업을 팔고 나가려 하니 언론과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한국은 투자자본 회수에 적대적인 나라"라고 성토했다.
그는 외국인투자자에 비판적인 일부 언론과 노조가 브릿지증권 매각을 방해하고 있고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면서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 방해하는 나라가 어떻게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BIH는 토종 증권사인 대유증권과 일은증권을 사들여 브릿지증권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배당, 자산 매각, 유상감자 등을 통해 투자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한 뒤 매각을 추진한 혐의로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프레이저는 노조는 사무실을 점거했고 외국인투자자에 비판적인 언론은 일방적으로 BIH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살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물건을 팔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도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느냐고 한 부총리에게 따졌다.
그는 합병계약을 승인해야 할 금융감독당국은 관계자가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승인을 미뤘고 검찰로부터 범죄혐의로 조사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부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정당한 투자자금 회수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며 "자세한 사정을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조치를 하겠다"고 대답했다.
한국경제설명회장을 한국 성토장으로 만든 BIH는 브릿지증권 노조 등으로부터 전형적인 외국인투기자본이란 비난을 받아왔다.
노조 주장과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짐 멜론이 회장으로 있는 BIH는 98년 대유증권 인수 후 70%의 고배당으로 자본금 240억 원을 회수했다.
2002년 일은증권과 대유증권 합병 후에는 소액주주 스퀴즈 아웃(소액주주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으로 20억 원의 자본금이 감소했고 2003년과 2004년 사이 유출된 자본금만 2천300억 원이 넘는다는 주장이다.
BIH는 최근 한국 철수를 추진하면서 리딩증권에 브릿지증권 지분(86.8%)를 넘기는 대가로 20억 원의 계약금과 나머지 잔금 1천290억 원에 대한 약속 어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에 대한 금융감독기관의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레이저는 "내가 산 물건을 내 맘대로 팔 수 있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적적 비난이 있건 말건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는 주장이다.
(런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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