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대구 김인수씨 효행 대통령표창

입력 2005-05-07 10:58:39

국무총리상 김정희씨

6일 오후 달서구 성당시장 근처 문성한방병원 501호 병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 부문 대통령표창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김인수(56)씨는 아내 최옥자(55)씨를 붙잡고 하염없이 울었다.

병실에 있던 환자들도 모두 축하하며 김씨 부부가 뽀뽀를 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김씨가 계속 눈물을 보이자 한 환자가 "또 운다.

울보!"라며 놀려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다.

김씨는 40년동 안 양로원, 고아원 등을 찾아다니며 무료 이발봉사를 해왔으며 양지봉사회, 달구회 등 봉사단체를 만들어 홀몸노인, 사할린 동포 할머니 등을 돕는데 한평생을 바쳐왔다.

그의 좌우명은 '나보다 남을 위해 살자!'.

가난한 살림도 그의 봉사의지를 꺾지 못했다.

넉넉지 못한 살림이라 아내 최씨는 가족이나 집안 일보다 봉사만 하러 다니는 김씨가 항상 불만이었던 것. 출가한 아들(32), 딸(30) 역시 학생시절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김씨 가족은 "더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버지의 천직이었던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쓰러져 더이상 봉사활동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발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중학교 시절부터 봉사에 흥미를 느껴 시간만 나면 이발도구를 챙겨 양로원 할머니들을 찾아나섰던 김씨는 이제 거동은 물론 말조차 못하고 병실에 누워지내며 1년 가까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7년전 관광버스 한 대를 빌려 고령 대창양로원 사할린 동포 할머니 40여 명을 모시고 청와대를 구경시켰는데 어찌나 좋아들 하시던지…"라며 회고하기도 했다.

거동조차 할 수 없어 달서구청으로부터 상을 전달받은 그는 "항상 저를 기다리던 할머니 팬들과 함께 대통령상을 받으러 다시 청와대 구경을 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국무총리상을 받은 김정희씨는 5년 전부터 심한 치매를 앓아온 시어머니를 45년간 정성껏 봉양하면서 척추를 다쳐 일을 못하는 남편 대신 6명의 시동생 등 9명 대가족의 생계를 꾸려왔다.

김덕순씨는 중풍으로 몸져 누운 시아버지를 리어카에 태워 통원 치료를 받게 하고 하반신 마비 및 시각장애인인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극진히 모셔와 경로효친의 모범을 보였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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