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향토인들-(18)금융계

입력 2005-05-07 08:57:32

IMF직전까지만해도 국내 시중은행은 서울, 제일, 상업, 조흥, 한일은행 등 5대 은행이 앞서고 한미은행 등 후발주자가 바짝 뒤쫓는 구도였다.

그러나 IMF이후 서울, 상업, 한일은행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제일, 외환은행은 외국계 자본이 인수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 주택, 장기신용은행이 통폐합된 국민은행과 공적자금 수혈로 살아남은 우리은행, 조흥은행 인수로 덩치를 키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4대 은행과 외국계들이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년후 은행판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런 만큼 금융계 인사는 변화무쌍하다.

과거에는 은행권에 지역인사들이 많이 포진했지만 정치권력의 변화는 금융권에도 미쳤다.

현재는 배영식(裵英植)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외에 국책금융기관장에는 지역출신이 없다.

재경부에서 성장한 배 이사장도 6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한국은행도 지역인사를 찾기 어렵다.

YS정부 때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경식(李經植)씨가 한은총재를 지냈지만 현재는 박재환(朴在煥) 부총재보(대구)가 최고위직이다.

박 부총재보는 경북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한국은행에 입행, 해외조사과장과 통화금융2과장, 금융시장국장 정책기획국장 등을 거치고 33년만에 부총재보에 올랐다.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은 은행장 퇴임후 금융통화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주가지수'는 한국경제의 현재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런 만큼 지난 1월 27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선물거래소, 코스닥위원회 등 4대 증권선물관련 기관이 합쳐져 탄생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영탁(李永鐸) 통합거래소 이사장(영주)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대구상고, 서울대를 졸업, 행시7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예산실장과 교육부차관,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을 지냈다.

KTB네트웍 회장을 거쳐 현정부 출범이후 국조실장을 맡았다가 지난 총선에 출마했다.

이영호(李永鎬)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시장'에 밝다.

증권감독원에서 금융감독실무를 익혀온 그는 98년 통합 금감원이 출범하면서 비서실장과 증권감독국장, 증권보험담당, 기획조사담당 부원장보를 역임하고 통합거래소 출범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사대부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는 이윤우(李潤雨) 부총재가 있다.

대구생(生)으로 경북고 서울대를 나왔다.

72년 산은에 입행, 2001년 영업2본부장으로 이사직에 올랐다가 2003년부터 부총재로 재직하고 있다.

이주형(李周衡) 예금보험공사 이사는 행시 23회출신으로 재경부 국제세미나 준비기획단장(부이사관)으로 있다가 2004년 예보로 자리를 옮겼다.

안동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를 나왔다.

시중은행에는 지역출신 인사가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은행에는 지역인사가 비교적 많다.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을 겸하고 있는 황영기(黃永基) 행장부터 지역출신이다.

지난해 공모를 거쳐 행장에 취임한 그는 공격적인 경영과 특유의 추진력으로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덕에서 출생했지만 어릴 때 고향을 떠나 서울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을 거쳐 77년부터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국제금융팀에서 일했고 영국유학후 파리바은행과 뱅커트러스트 인터내셔널 등 외국계은행에서 선진금융실무를 익혔다.

89년 삼성그룹에 복귀, 삼성전자 상무, 삼성투신운용사장, 삼성증권사장을 지내면서 삼성의 최고 금융전문가로 꼽히기도 했다.

우리은행에는 10명의 부행장 가운데 이종휘(李鍾輝) 수석부행장, 이순우(李舜雨) 경영지원본부장과 박성목(朴晟穆) 경영기획본부장, 이병재(李昞載) 기관고객본부장, 정현진(정현진) 자금시장본부장 등이 지역 출신이다.

이 수석부행장(대구)은 사대부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70년 한일은행에 입행, 재무기획팀장 여신지원본부장을 거쳐 2002년 기업금융고객본부장으로 부행장에 올랐다.

이순우 부행장은 대구고를 나왔고 인사부장과 기업금융단장을 지냈다.

중소기업용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은행권 최초로 개인고객에도 적용, 소매금융 지원에 나서는 등 우리은행에서는 소매금융부문의 전문가로 통한다.

박성목 부행장(달성)은 대륜고와 고려대를 나왔다.

81년 한일은행에 들어가 2002년 우리은행 업무지원단장을 거쳐 지난해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으면서 부행장이 됐다.<

이병재 부행장은 영주의 유명한 이경재가(家)의 넷째다.

맏형은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이고 둘째는 이명재(李明載)전 검찰총장, 셋째는 재경부 차관을 지낸 이정재(李晶載) 전 금감위원장이다.

이 부행장 역시 형들과 같은 경북고를 나왔지만 대학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72년 한일은행에 입행, 우리은행 검사실장과 기관영업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정현진 부행장은 의성에서 출생했지만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국민은행에는 정연근(鄭淵根) 개인영업1그룹본부장과 김동원(金東源) 전략그룹 부행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영천이 고향인 정 부행장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원이 된 후 뒤늦게 경기대를 졸업했다.

국민은행 마케팅부장과 대구지역본부장, 프라이빗뱅킹(PB) 및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김동원 부행장은 안동출신으로 2000년부터 4년간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을 지내다가 부행장에 발탁된 특이한 경력을 갖고있다.

논설위원전에는 수원대 경제학과 교수로 15년간 재직하면서 금융관련 정책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회사도 지역출신 인사들과의 인연이 깊은 편이다.

지난 82년 신한은행을 설립한 이희건(李熙健) 신한은행 명예회장은 경산이 고향으로 자인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메이지(明治)대를 졸업한 재일교포 실업가다.

재(在)일본 한국인신용조합협회장, 재일본 한국인 투자협회장 등을 지냈다.

라응찬(羅應燦)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은 91년부터 99년까지 신한은행장을 지낸 후 2003년부터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을 맡고있다.

상주生인 그는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농업은행에 들어가 은행원의 길을 걸었다.

68년에 대구은행으로 옮겨 비서실장과 원대동 지점장을 맡기도 했고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상무이사를 맡았다.

이휴원(李休源) 기업금융담당 부행장 역시 라 회장과 같은 고졸출신 임원이다.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서울은행에 들어간 그는 82년 신한은행 창립과 함께하면서 안국동 자양동 여의도 중앙기업금융지점장 등을 지냈다.

기업금융에 대한 영업력을 인정받아 2003년 기업고객지원부 영업추진본부장에 이어 지난 해 연말 기업금융을 총괄하는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신한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된 조흥은행에는 문창성(文昌星) 부행장과 채홍희(蔡鴻熙) 장정우(張正雨) 부행장이 있다.

이들 가운데 장 부행장과 채 부행장은 명문대나 해외파 출신 임원들이 줄줄이 임원인사에서 탈락되고 있는 가운데 발탁된 고졸출신 임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채 개인고객본부장은 69년 안동 경덕상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조흥은행에 들어가 2003년 부행장에 올랐고 지난 연말 유임됐다.

장 부행장도 대구상고를 졸업한 71년 조흥은행에 입행했다.

2000년 개인영업기획실장을 역임하고 2003년 카드사업본부장(부행장)에 올라 유임됐다.

고향은 의성이다.

문 부행장은 김천이 고향으로 김천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현대종합금융에서 경영기획팀이사로 승진했다가 99년 조흥은행 종합금융본부 경영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나은행도 올초 대구상고 출신의 이장규(李長圭) 전 중기업금융1본부장을 지원본부담당 부행장보로 발탁했다.

김희대(金熙大) 영남사업본부대표(부행장)는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졸업했다.

한일은행출신으로 91년 하나은행으로 이적한 뒤 기업금융부장 신탁사업본부장 대기업추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프라이빗뱅킹(PB)을 담당하는 김준호(金俊鎬) 부행장보(구미)는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공무원(행시 22회)으로 국방부와 감사원에 근무하다 91년 보람은행으로 옮겼다

외국계은행에는 제일은행에 김주윤(金周胤) E-서비스단 상무가 있고 외환은행에 신용순(申龍淳) 리스크관리담당 상무가 있다.

김 상무는 울진생(生)으로 한국일보 기자출신. 하나은행 전자금융팀장을 역임하고 제일은행 E-뱅킹 부장을 거쳤다.

신상무는 안동이 고향으로 인텔사와 케미컬은행 부사장 등 외국계 회사를 거쳐 신한은행 리스크관리팀장(상무대우), 부행장보를 지냈고 2004년 외환은행으로 왔다.

한미은행을 합병한 한국씨티은행에는 이수화(李壽和) 부행장(경인영업본부장)이 있다.

이 부행장은 대구생(生)으로 경북고와 영남대를 나왔다.

82년 창립한 한미은행에 들어가 2001년 신탁사업본부장(부행장)으로 승진했고 2002년 경인영업본부장을 맡았다가 2004년 씨티은행에 합병된 이후 유임됐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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