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저자-'티베트 체험과 달라이라마 친견' 펴낸 우학 스님

입력 2005-05-06 11:23:08

갈등해결의 유일한 수단은 끝없는 '따뜻한 응대'

에세이집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의 저자 우학 스님(영남불교대학'관음사 회주)이 14일간의 티베트 체험과 8일간의 다람살라 여정을 담은 책 '티베트 체험과 달라이라마 친견'(도서출판 좋은인연)을 내놓았다.

티베트와 다람살라의 전경과 풍물을 담은 컬러사진을 페이지마다 곁들인 이 책에서 스님은 고산병으로 병원신세를 지면서 보이지 않는 공기의 소중함을 통해 시방세계에 두루 존재하는 진리와 부처를 새삼 일깨운다.

스님은 기독교인인 한국인 현지 가이드가 원룸 고아원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는 종교라는 허울보다 이웃을 사랑하는 참된 마음에 공감하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포탈라궁 앞에서 오체투지하고 있는 티베트인의 몸짓에서 나라 잃은 사람들의 그리움을 읽는다.

스님은 티베트와 다람살라 여정에서 만난 달라이라마와의 대화를 이 책에 소개했다. 국가와 인종의 한계를 짓지 않고 동가숙서가식(東家宿西家食)하면서 세계일화(世界一花)를 꿈꾸고 있는 평화주의자와의 만남은 참으로 어렵게 이루어졌다고 털어놓는다. 중국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티베트를 다녀온 지 사흘 후 다시 인도의 다람살라까지 이틀간이나 달려가서야 이루어진 면담. 스님은 티베트의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설산 산기슭 다람살라를 '울어도 그 눈물 고이지 않고 흘러내리는 비탈동네'라고 썼다.

스님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친견한 후 "달라이라마는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이익이 되는 삶과 작은 것에 만족하는 지혜를 강조했다"고 적었다. "티베트도 한국처럼 오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지닌 나라여서 미래가 밝고, 티베트의 문화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비심 많은 문화입니다."

60억 인구가 사는 지구상의 크고 작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비폭력이라고 강조한 달라이라마. "첫 인상이 자상한 할아버지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애의 경지. 끝까지 따뜻한 응대를 잊지 않았던 달라이라마의 모습이 마치 청량한 연꽃 같았습니다."

스님이 목격한 중국령 티베트의 현실은 한마디로 비참했다. 그러나 티베트가 이 같은 역경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냥 고산지대의 가난한 나라로, 티베트 불교 또한 탄트리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모질었던 설움이 한없는 자비의 눈빛이 되었고, 시련의 발판을 딛고 일어서서 위대한 영적 지도자를 배출했다"고 티베트를 만난 인상을 밝혔다. 참으로 고단한 만행이었지만 값진 체험이었다는 스님은 삶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 준 알찬 인생여정 또한 좋은 인연의 결과라고 했다. 제법종연생(諸法從緣生). 모든 일은 인연에 따른 것이리라.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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