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게임산업도시'로 변신

입력 2005-05-04 10:56:54

전문대학원·e스포츠 전용경기장 등 추진

대구를 '게임산업도시'로 확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미국 UC어바인 게임랩이 대구에 들어서 세계에 내놓을 게임 개발에 들어간다. 전문인력을 키우는 게임아카데미·전문대학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고, e스포츠 전용경기장도 마련 중이다. 정치적 무관심과 대구시의 전략 부재에도 불구하고 게임도시를 향한 대구의 발걸음은 민간을 중심으로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UC어바인 게임랩

미국 UC어바인 게임랩이 올해 7, 8월 중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계명대 대명동캠퍼스 내)에 들어설 계획이다. 연구진은 UC어바인 교수 2명과 석·박사 과정 6명. 국내에서는 경북대 교수 2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디지털콘텐츠연구단 소속 연구원 5명이 참여한다. 조만간 계명대 연구진도 합류할 전망이다. 상주 연구원을 10명쯤으로 해서 우선 150평 규모로 시작한 뒤 500평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과제는 이미 정해졌다. MS(마이크로소프트)사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면서 KOG, 조이천사, CL 등 지역게임업체 3곳과 국내 대표적 게임사 2곳 등 5개 사와 상업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구가 비로소 국제 게임 R&D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순간이다.

◆게임아카데미

올해 8월쯤 게임아카데미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달 말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제안하는 제안서가 받아들여질 경우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계명대를 포함한 지역 2개 대학은 게임아카데미를 개설, 6개월 과정으로 매 기수마다 80~100명씩 게임 전문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계명대는 또 대명동 캠퍼스에 CT(문화산업) 전문대학원을 2007년까지 설립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문화관광부 직속 CT전문대학원이 KAIST에 설치됨에 따라 독자적인 CT전문대학원 개교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KIDA(계명종합예술문화개발원)도 소리 소문 없이 출범했다. 현재 독일의 문화관련 연구소 2곳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만화·게임·애니메이션 교육센터 설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더 다양한 인력교육기관이 들어설 가능성도 크다.

◆e스포츠 전용경기장

문화관광부는 내년 전국 4개 지역에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세우려고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가 디지털 문화산업도시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사업인 셈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분위기 조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대구 e스포츠 페스티벌(8월 25~27일)'을 박진감 넘치는 게임대회로 발전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또 500석 규모의 전용 게임장을 마련하기 위해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강당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중구 동성로 밀리오레에는 300석 전용 게임장이 완공됐다. e스포츠에 대한 민간 사업자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올해 3월 대구케이블네트워크연합회(TCN)와 게임대회 공동 개최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대구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프로게임단 창단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또 이달 중 대구문화산업전문펀드 100억 원을 조성, 이 중 60% 이상을 지역문화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문화산업 관련 전문가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실무차원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다행스럽다"면서 "그러나 대구를 문화산업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큰 틀의 법적 제도적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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