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벌어진 '사재기 열풍'이 올해 1/4분기 성장률을 출렁이게 하고 있어 주목된다.
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담배산업이 전체 산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담배 1갑의 판매가격에서 원가의 비중은 30%에도 못 미치고 나머지 대부분이 세금이기 때문에 부가가치 창출액은 다른 어떤 품목보다 높다.
따라서 일정기간 부가가치 창출액의 합계인 국내총생산(GDP)에서 담배가 기여하는 정도는 예상 밖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실질 부가가치 창출액을 기준으로 한 담배의 GDP 비중은 0.62%였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산업의 GDP 비중은 지난해 14.2%였고 농림어업이 4%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담배 한 품목의 GDP 비중은 상당한 수준. 이러한 담배가 올해 1분기 생산 실적이 작년 동기에 비해 52.4%나 급감, 예년 실적의 반타작도 못하면서 GDP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경제통계 당국자들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담배의 이러한 생산 감소는 작년 말 담배 가격 인상을 앞두고 담배판매상들이 사재기에 나선 탓에 올해 들어서는 소매상들 사이에 수요가 실종된 데서 비롯됐다.
이처럼 담배생산량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급감함으로써 올해 1분기 GDP에는 0.3%포인트 안팎의 하락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상적인 경우 올해 1분기 성장률을 3.5%로 가정한다면 담배생산 감소로 인해 성장률이 3.2%로 추락하게 된다는 것. 지난해 담배의 GDP 비중 0.62%를 올해도 그대로 가정할 때 담배생산량이 절반으로 준 이상 올해 1분기 GDP에서 0.31%포인트 하락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은은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3.3%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소폭이나마 작년 4분기 수준을 상회하는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내심 기대해왔다.
그러나 담배라는 의외의 '복병'이 0.3%포인트를 까먹는 사태가 빚어짐으로써 작년 4분기와 같은 3.3% 성장률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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