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사랑의 새 가족 만들기 2제

입력 2005-04-30 09:48:45

"탈북주민 잘 돌봐야죠"

◇ "탈북주민 잘 돌봐야죠"북한 땅을 떠나 지난달 경북 구미에 정착한 김지숙(가명·35·여)씨는 자신을 친동생처럼 돌봐주는 장윤주(41·여·구미시 황상동)씨가 고맙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두려움이 앞섰습네다.

아는 사람 하나 없어 외로웠는데 언니가 된장, 고추장 등을 가져다주고 재활용가구를 찾아다니며 살림살이까지 이것저것 챙겨줬디요. 이젠 친언니나 다름없이 느껴집네다.

"

김씨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장씨의 아들(11)을 볼 때면 북한에 남겨두고 온 아들(12) 생각에 가슴이 아파온다.

정착 도우미로 김씨의 정착생활을 돕고 있는 장씨는 수시로 김씨를 찾아가거나 전화 통화를 한다.

"처음 만났을 때 자꾸 선생님이라 부르기에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어요. 그리고는 북한과는 달리 이곳에선 열심히 할수록 얻는 것이 많아지니 모두 너 하기 나름이라고 이야기해줬죠. 지숙이가 사는 동네 주변 상가를 함께 돌며 주인들과 안면도 트게 했죠. 혹시나 물건을 속여 팔면 안 되잖아요."

대한적십자는 올 1월부터 통일부에서 탈북주민들의 국내정착지원업무를 위탁받아 국내 거주지 정착 초기 1년간 가구별로 기본 생활 안내와 생활지원 등 '새터민 정착 도우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북 지역에서는 10개 가구 12명의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고 있다.◇ "홀몸노인 잘 챙길게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작은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

경산사랑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은 이필연(72·경산시 서상동) 할머니의 단칸방을 5년째 찾고 있다.

이 할머니는 심한 피부병과 관절염으로 움직이기조차 힘든 아들(50)과 파지 수거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형편.

딱한 사정을 접한 회원들이 할머니의 집을 찾았을 때 단칸방 안은 곰팡이가 피고 역한 냄새가 나 사람이 머물기 힘들 정도였다.

도배를 새로 하고 살림살이도 바꿔주려고 했지만 할머니는 '남의 도움은 필요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이들은 한 달에 2번 밑반찬을 만들어 할머니에게 전하고 명절 때면 떡을 싸들고 찾는 등 꾸준히 할머니를 챙겼다.

처음에는 꺼리던 할머니도 이제는 이들을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준다.

봉사회장 허석자(63·여·경산시 옥산동)씨는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시는 할머니 때문에 아직 도배는 물론이고 살림살이도 못 바꿔드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주위를 돌아보면 사정이 어려운 분들이 많으니 모두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경북지사는 다음달 2일 저소득층 노인 100가구와 적십자봉사회 100개 조직이 사랑의 가정 결연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방문봉사에 나선다.

물론 경산사랑적십자봉사회는 이 할머니와 결연을 할 예정이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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