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팔선(38세면 직장 퇴출), 사오정(45세가 직장 정년) 등 '섬뜩한 용어'가 난무하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최고의 고용안정성'을 자랑하는 공무원에 도전하는 구직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번 주 취업면은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도가 급상승 중인 7·9급 공무원 시험을 분석해봤다. 최고의 신랑·신붓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공무원. 전문가들은 경쟁률 급등에 따른 고난도 문제 출제 등으로 인해 이른 나이부터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어떻게 공부할까?
대구시내 공무원 시험 학원에는 고교생부터 대학생, 대학졸업생까지 뒤섞여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연령이 점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엔 대학 3, 4학년은 돼야 공무원 시험 준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늦어도 대학 2학년, 이르면 1학년 들어가자마자 시작하는 추세다.
7·9급 모두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은 '사천만의 고민' 영어다. 7·9급 공무원 시험 영어는 아직도 문법과 독해 위주의 이른바 '고시형 영어 문제'를 고집하고 있다.
영어 시험은 독해 문제가 대다수다. 국가직 시험의 경우, 1문항당 50초, 지방직 시험은 1문항을 60초 안에 풀어내야 하는데 최근 독해 지문이 길어지다 보니 수험생들이 애를 먹고 있다. 공무원 시험은 쉬는 시간 없이 모든 과목을 한꺼번에 치르기 때문에 영어에 시간을 뺏기면 다른 과목 문제 풀 시간이 줄어든다.
결국, 영어가 당락을 좌우한다. 갈수록 지문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는 단시간에 향상시키기 어려우므로 대학 1학년 때부터 착실하게 영어실력을 쌓아나가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영어 다음으로 국어가 어렵다. 답이 똑 떨어지지 않아 국어 역시 문제 푸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고 수험생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은 결국 영어·국어에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 영어실력이 뛰어나면 수험준비 3개월 만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드프로세서 등 각종 자격증도 따둬야 한다. 자격증 종류에 따라 0.5점에서 3점까지 가산점(표 참조)을 준다. 김정명 한국공무원학원 원장은 "7·9급 모두 일찍 공부를 시작할수록 합격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합격 가능성은?
올해 대구시 공무원 채용시험에는 326명을 뽑는데 1만9천828명이 원서를 냈다. 평균 60.8대 1의 경쟁률이었다. 전산직은 127.5대 1이었다. 25일 필기시험이 있었던 국가직 교육행정분야의 경우, 14명을 뽑는데 7천42명이 몰렸다. 503대 1이었다. 국가직 일반행정직은 296.2대 1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높긴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평균 결시율이 7급은 50%, 9급은 30%에 이른다. 또 응시인원의 상당수가 재미삼아 쳐보는 사람들이라 실제 경쟁자들은 원서접수 인원의 20~30% 정도 규모다.
가산점 때문에 미리 고민하는 수험생들도 많다.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주는 공무원 시험 가산점(10점) 때문에 국가유공자 자녀가 아니면 합격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것.
하지만, 검찰직 등 모집인원이 적은 분야에는 해당하지만 일반행정직 등 모집인원이 많은 쪽은 큰 영향이 없다. 9급의 경우, 평균 합격자의 15% 정도만 국가유공자 가산점을 받는다고 학원가 관계자들은 얘기했다.
9급은 1, 2년, 7급은 2, 3년 정도 공부한 사람들이 합격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공부를 너무 적게 해도 안 되고, 너무 오랜 기간 공부해도 합격이 어렵다고 한다. 올해 대구시 9급 지방직 시험 커트라인은 79점(100점 만점). 국가직은 평균 80점 초반 대. 영어에서 워낙 많이 틀리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서는 1, 2개만 놓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9급은 국가직, 지방직 등 시험이 자주 있다. 지방자치단체 지방직은 주소지를 해당 지자체에 둔 경우에만 응시 가능하지만 수험생들은 주소지를 옮겨가며 시험을 치르고 있고, 큰 제재도 없는 상황이라 자주 시험을 쳐보는 것이 합격에 이르는 길이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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