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국회의원 재선 이상한 캠페인

입력 2005-04-29 16:00:25

기호 1·2번 똑같은 구호 "찍던 대로 찍으면 낭패"

'찍던 대로 찍으면 낭패!'

후보들마다 유권자에게 자신의 선거기호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야의 선거 기호는 17대 총선을 전후로 원내 의석수에 따라 뒤바뀐 상황.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지지층이 혹시나 기호를 혼동해 다른 당에 투표를 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호 1번을 부여받은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대체로 유세현장에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넘버 원'을 외치고 있다.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 측은 유권자들에게 '찍던 대로 찍으면 낭패'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그동안 한나라당을 많이 찍었으나 낭패를 봐왔다며 이번에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호 2번을 받은 한나라당 후보들도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며 '찍던 대로 찍으면 낭패'라는 같은 구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열린우리당이 지지 정당의 교체를 호소한 반면 한나라당은 과거 '기호 1번'을 찍던 관성으로 이번에도 같은 번호에 투표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경산시장 후보들도 기호 알리기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천우 후보는 노인층을 대상으로 그동안의 지역정서를 의식해 "찍던대로 기호 1번 찍어달라"고 알리고, 한나라당 최병국 후보는 '이번에는 기호 2번'을 강조하면서 트로트 '당신이 최고야'를 개사한 로고송 '○○○ 최고야, 기호 2번 최고야' 등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무소속 서정환 후보는 "한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3"이라며 "이번에는 삼삼한(좋은) 3번을 찍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모방송사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는 영덕군수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김병목 후보가 자신의 후보 기호를 착각, "기호1번 ○○○입니다"라고 소개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사진: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일이 하루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8일 완산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여·야 각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손가락으로 후보의 기호를 나타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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