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오락실 단속 첫날…'내부수리 중'

입력 2005-04-29 11:14:59

대구시가 성인오락실 불·탈법 단속에 나선 첫날인 28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ㅇ호텔 지하 성인오락실 출입문에는 '내부수리 관계로 일주일 간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단속에 나선 이석춘(56) 합동자율지도위원은 "오늘 합동단속이 있다는 걸 업주들이 이미 알고 '비상조치'를 취한 것 같다"며 "지금처럼 예고단속을 할 경우 적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8, 29일 대구지역 게임제공업소 93곳에 대해 문화관광부의 '경품취급기준고시' 이행여부 및 불·탈법 영업 1차 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이미 단속날짜를 알고 있던 상당수 성인오락실은 '영업중지', '내부수리' 간판을 내걸고 사실상 휴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별단속 리스트에 있던 중구 동성로 ㅆ오락실은 이미 몇달 전부터 '청소년오락실'로 둔갑(?)해 있었고, 극장 옆에 있는 ㅇ오락실도 업종이 바뀌어 단속반을 당황케 했다. 성인오락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관할 구청이 개·폐업하는 성인오락실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예전에 갖고 있던 단속리스트를 그대로 대구시에 제출했기 때문. 한 단속반원은 "있지도 않은 오락실을 어떻게 단속하라는 말이냐?"며 "이런 식의 단속은 시간낭비"라고 했다.

중구 지역을 맡은 단속반은 당초 리스트에 올라 있던 오락실 6곳 중 겨우 1곳만 단속할 수 있었다. 28일 게임제공업소 구·군 합동단속반은 하루 동안 46개소를 단속한 결과 시설기준 위반, 안내문 미비치, 경품취급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5개 업소에 대해 10일∼1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 중 15곳(32%)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미 문을 잠근 상태였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사진:28일 합동단속반이 성인오락실의 불·탈법 단속에 나섰지만 상당수 업소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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